TSMC와 ‘넘사벽’ 격차…삼성 파운드리 美·中 틈새 공략 시동
||2024.12.19
||2024.12.19
내년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달리 삼성전자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세계 1위 업체 대만 TSMC와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후발주자인 중국업체가 빠르게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을 주축으로 삼성전자가 위기를 극복하고 분위기 반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도망가는 TSMC, 쫒아오는 中 파운더리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상위 10개 파운드리 업체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됐다. 세계 상위 10개 파운드리업체가 3분기에 총 348억6900만달러(50조원)의 매출로 전분기 대비 9.1% 증가한데 반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33억5700만달러(4조824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12.4%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점유율도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9.3%로 2위다. 올해 상반기 내내 11%대 점유율을 기록하다 9%대로 떨어졌다.
반면 TSMC는 64.9%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반대로 전분기 대비 2.6%p 상승했다. 엔비디아, AMD, 퀄컴, 인텔, 애플 등을 고객으로 확보한 덕이다. 여기에 TSMC는 내년에 66%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에서도 양사의 차이는 극명하다. TSMC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3조82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었다. 반면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8600억원에 불과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2% 늘었지만 당초 영업이익 5조원대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에는 한참 밑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파운드리 업체는 삼성전자를 빠르게 쫒고 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SMIC는 올해 3분기 시장 점유율 6%를 기록하며 삼성전자(9%)와 3%대로 격차를 좁혔다. SMIC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등 지원에 탄탄한 내수시장 등을 토대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 공장 완공 시점도 지연되며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테일러 공장은 삼성전자가 TSMC를 추월하기 위해 마련한 핵심기중 한 곳으로 2022년 착공을 시작해 올해말 완공 및 가동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원자재값 상승과 수율 문제 등으로 가동 시점이 2026년으로 연기됐다.
美·中 거래선 늘리려 고군분투하는 삼성
삼성전자는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전략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선 제재에 맞춘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접근하고, 중국에선 현지 거래선을 늘리기 위해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이달 11일부터 12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ICCAD 2024에 참석해 자사의 파운드리 현황과 전략 등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ICCAD 전시회에서 AMD, IBM, 지멘스, 엠피리언 등과 함께 실버 스폰서로 참여했다.
중국 전시회에서 삼성전자는 여러 개의 작은 칩(칩렛)을 모듈식으로 결합해 반도체 칩을 구성해 수율 개선 효과가 있는 칩렛 기술과 레거시 공정 등을 비중있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미국에서도 DSP(디자인솔루션파트너) 커넥트 행사를 진행해 현재 팹리스들과 소통을 강화했다. 미국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또 최근에는 디자인하우스 등 협력사를 대상으로 미국 제재에 맞춰 칩을 양산한다는 내용의 협약서를 받아 미국의 새로운 규제 발표에 따른 대응에도 선제적으로 나섰다.
아울러 2나노 공정 기술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는 내년 상반기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 2나노(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시험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개발과 설계 난이도가 높은 2나노는 GAA 등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을 안정적으로 적용하는 게 관건이다.
양사는 테스트 과정에서 초기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TSMC는 최근 2나노 공정에서 60% 수율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현재 수율이 10~2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3나노 공정에선 TSMC는 수율 약 90%, 삼성전자는 수율 50~6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임 파운드리 수장인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은 파운드리사업부 임직원에게 사업 재건을 위한 주요 전략으로 '2나노 공정의 빠른 램프업(생산능력 증가'를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전환을 시행했지만 저조한 수율 문제로 사업화에서 기회를 잃었던 경험이 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3나노 공정과 달리 2나노 공정에선 공정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진만 사장은 "단기간 메이저 파운드리 업체를 따라잡을 수는 없겠지만 현장에서 영업과 기술을 지원하는 분들이 자신 있게 우리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 경쟁력을 찾아가자"며 "우리가 내년에 가시적인 턴어라운드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