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규모’ KDDX 사업, 방사청-산업부 공방 속 또 표류하나
||2024.12.20
||2024.12.20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총 8조원 구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다시 안갯 속에 빠졌다. 사업 후보 업체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신경전으로 사업자 선정이 5개월 이상 미뤄진마당에 주무 부처간 책임 공방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석종건 방위사업천장은 지난 17일 방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KDDX 사업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사업 방산업체'를 지정하면 방사청은 빠르게 사업 방식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KDDX를 놓고 경쟁하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사업부 대표도 참석했고, 이들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담당할 업체 선정 방식을 빨리 결정해달라고 석 청장에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해군의 6000톤급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통상 함정 건조는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한다. 앞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남은 건 상세설계와 선도함, 후속함 건조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를 담당한 자사와 관행대로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한화오션은 군사기밀 관련 사고를 일으킨 HD현대중공업의 과거 전력을 감안해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업계에서는 경쟁입찰로 이뤄지면 기밀유출 논란으로 보안 감점이 적용 중인 HD현대중공업보다는 한화오션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수의계약으로 간다면 HD현대중공업이 유리할 것이란 시각이다.
문제는 산업부와 방사청이 미묘한 엇박자를 타면서 방산업체 지정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체들이 KDDX 사업에 참여하려면 산업부로부터 사업 관련 방산업체로 지정돼야 한다. 이날 산업부는 방사청 의견을 듣고 '사업 방산업체'를 지정하는 절차를 진행하는데, 방사청이 지난 10월에 제시한 의견이 어떤 내용이냐를 두고 두 부처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방사청은 당시 산업부에 KDDX 관련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모두 방산업체 지정 대상으로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업체가 모두 '사업 방산업체'로 지정되면 결국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방사청은 1, 2번 함을 동시에 발주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나눠 먹는 방식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도함을 차지하려는 두 업체 간 경쟁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산업부 측은 "두 업체 모두 방산업체로 지정하라는 취지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고, 방산업체 지정을 위해 생산 능력을 판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두 업체 모두) 지정하라고 의견을 줬다면 이런(생산 능력 확인을 위한) 조사와 판단을 할 이유가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산업부는 현재 관계기관과 함께 생산능력 판단 기준서를 만들고, 거기에 따라 업체의 장비 현황과 인력, 품질 검사 시설 등 자료를 받아 서면 검토를 하고 업체와 일정을 조율해 현장 실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지연하는 것은 아니고 절차대로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산업부는 방사청의 의견 제시가 늦은데다 불명확했던 게 사업 지연의 이유라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KDDX 건조 능력을 보유한 조선사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두 곳뿐인데, 양사를 모두 지정해달라는 취지라면 애초에 방산업체 지정 절차가 무의미한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KDDX 사업 착수는 경쟁업체들의 신경전으로 인해 이미 당초 예정보다 5개월 이상 미뤄진 상태다. 업계는 하루 빨리 KDDX 사업방식을 결정해야 전력화 지연을 최소화하고 업계 불확실성도 해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