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교체 사업·유럽 공략’ 中 CATL이 캐즘 뚫는 법
||2024.12.22
||2024.12.22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 중국의 CATL이 배터리 교체 사업과 글로벌 영토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며 내수시장 밖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견제가 강화되는 가운데서도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며 입지를 굳건히 하는 모습이다. K배터리도 점유율 방어를 위해 폼팩터 다각화 등 기술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은 교환식 전기차 배터리 제품인 ‘초코’를 공개하며 내년 전기차 배터리 교체소 1000곳을 신규 설치한다. 초콜릿 바 모양으로 디자인된 블록형 배터리 ‘초코’는 전기차 크기에 따라 1~3개가 장착되며 차량에서 배터리를 교체하는 식으로 서비스가 구현된다.
교체형 배터리 충전 방식은 주로 전기 이륜차에 적용돼왔다. 하지만, 중국은 이같은 서비스를 차량용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업체 니오가 2018년 이같은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까지 4000만건 이상의 배터리 교환을 실시했다. CATL도 수익성 강화를 위해 이같은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충전식 배터리는 충전하는 데만 수십분에서 몇 시간이 걸리지만, 교체식은 100초만에 끝나기 때문에 시간 활용이 효율적이다.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교체식으로 할 경우 초기 구매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해당 서비스는 구독형 모델과 연계할 수 있어 배터리사의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 CATL은 교체형 배터리를 선보이며 월 369위안(약 7만3000원)을 내면 최대 3000km 주행을 보장하는 구독형 상품도 함께 공개했다.
CATL은 교체식 배터리 사업 활성화를 위해 자동차 업체들과 협력해 새로운 전기차 모델 10종을 공동 개발했으며, 초코를 탑재한 첫 전기차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CATL의 교체형 배터리 서비스가 전기차 수요를 일으킬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스틱스MRC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교체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약 366억달러(약 50조27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쩡위췬 CATL 회장은 “장기적으로 배터리 교체소를 1만곳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배터리 교체와 가정용 충전, 공공 충전이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의 3대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ATL은 교체형 배터리 서비스뿐 아니라 기존 배터리 사업에 대한 유럽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독일, 헝가리에 이어 스페인에서 스텔란티스와 협력해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장벽을 우회하기 위해 중국 외 국가에서 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ATL은 테슬라와 포드 등 미국 업체와 기술 제휴를 맺는 식으로 북미 시장 진출 기회도 틈틈이 엿보고 있다.
K배터리는 그동안 ‘텃밭’으로 여겨진 유럽 시장에서 CATL의 영토 확장에 따른 점유율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가격이 저렴한 중국의 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K배터리 3사의 올해 3분기 매출액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3.4%로 전분기 대비 2.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CATL은 35.2%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1위 자리를 공고히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가 가격뿐 아니라 품질에서도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LFP 배터리와 각형 폼팩터 개발 및 도입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