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탐험] ‘신의 한 수’와 ‘포텐 터지다’의 공통점?
||2024.12.22
||2024.12.22
[교육정책뉴스 윤송이 ] ‘신의 한 수’는 매우 뛰어난 판단을 의미한다. ‘포텐 터진다’는 잠재력을 발휘해 냈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신의 한 수’는 사람이 아닌 신이 한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뛰어나다는 긍정적인 의미와 쉽게 떠올리지 못할 만한 신묘한 생각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말이다.
‘포텐 터지다’는 잠재력을 의미하는 Potential(포텐셜)을 포텐으로 줄인 후 터진다는 동사를 함께 사용하는 형태다. 잠재력이 발휘됐다는 뜻인 만큼 이전에도 훌륭한 모습을 보이던 사람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일 때보다 기대보다 더 높은 성과를 냈을 때 주로 사용한다.
겉으로 봤을 때 아무런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 두 말은 특정 분야에서 사용되던 말이 널리 퍼졌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신의 한 수’는 바둑의 수가 좋았다는 의미에서 시작됐고, ‘포텐 터지다’는 잠재력이 수치로 표기되는 축구 게임에서 사용하며 퍼졌다.
특정 분야에서만 이용되던 용어가 일상생활로 확대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이미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탓에 어원이 무엇인지 모르고 사용하기도 한다.
군집 안의 요소 모두가 하나도 빼놓지 않고 훌륭하다는 의미의 ’거를 타선이 없다’는 야구 용어에서 시작됐다. 야구에서 ‘거른다’는 투수가 타자를 상대하지 않고 볼 네 개를 던져 출루하게 하는 고의4구 작전을 의미한다. 타석에 선 타자가 그다음 타자보다 위협적이기 때문에 진행하는 작전이다. 따라서 ‘거를 타자가 없다’는 의미는 모두가 좋은 타자이기 때문에 한 명과의 승부를 선택적으로 피할 수 없음을 뜻한다.
한편, 잡종과 유사한 의미의 ‘혼종’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 등장하는 ‘Hybrid(하이브리드)’라는 종족 명의 번역어로 채택되며 알려졌다.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돼 있지는 않다.
원래 소수의 사람만 사용하던 말이 점차 퍼지다 보면 의미 또한 확장되는 경우가 많다.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인 만큼 원래 어떤 뜻이었는지 살펴보지 않고 쉽게 쓰는 일도 잦다. ‘혼종’처럼 표준어가 아닌 때도 있으니 한 번 더 검색해 보는 일은 올바른 어휘 사용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정책뉴스 / 윤송이 press@edupo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