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연말 시민들이 볼 만한 전시 모여
||2024.12.22
||2024.12.22
연말을 맞아 인천에서 이색적인 전시들이 모였다. 인천도시역사관에선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신진 자동차 트리오' 테마전,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선 고려인 이주 160주년을 기리는 '빛나라 고려극장', 인천시립박물관에선 양조장 탄생을 조명하는 '안녕, K-술' 특별전 등을 선보인다. 그곳에선 우리가 잘 몰랐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어 의미를 더한다.
인천도시역사관엔 1960~70년대를 풍미한 세 대의 자동차가 눈길을 끈다. 부평에 공장이 있었던 신진자동차의 대표 모델인 코로나·크라운·퍼블리카가 중심을 이룬다. 신진공업사는 새나라자동차 부평공장을 인수해 1966년 이름을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자동차를 생산했다. 코로나는 1966년 5월 출시되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크라운은 일본 토요타 자동차가 자체 개발한 자동차. 국내에선 큰 차체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화제를 모았다. 퍼블리카는 '퍼블릭(Public)'과 '카(Car)'를 합친 이름이다. 차체가 작고 연비가 좋은데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국내 '자가용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한국이민사박물관은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와 고려인 이주를 기념해 특별전을 연다. 고려극장의 우리말 대본과 극작가 육필 원고, 각종 공연 작품의 희귀 영상 등을 공개한다. 고려극장 수위로 쓸쓸한 말년을 보냈던 홍범도 장군 모습을 그린 전 고려극장 미술주임 문 빅토르의 '홍범도 초상화'도 만날 수 있다. '고려인'이라 불리는 재러시아·중앙아시아 동포들의 궤적은 160년 전 언 강을 건너며 시작됐다. 그들은 가난과 핍박을 피해 모국을 떠나 러시아 연해주로 옮겼지만, 세계사 격랑에 휩쓸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에서 고려인들은 새 터전을 찾으려고 힘을 쏟았고, 우리 민족 특유의 성실함과 뜨거운 교육열을 바탕으로 마침내 안정적 정착에 성공했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우리 술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보고, 개항기 양조장의 탄생과 위기를 조명하는 '안녕, K-술' 기회특별전을 준비했다. 이 전시회는 집에서 각양각색 빚던 술을 양조장에서 만드는 과정을 다룬다. 일제 강점기 세금 확보를 위한 주세법이 제정되면서부터다. 이를 기점으로 인천엔 양조장이 20여곳에 이르렀다. 이처럼 양조업은 인천 개항기 때 정미업·제염업과 함께 3대 산업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최초의 근대적 소주공장인 조일양조장의 술명, 금강소주 광고지, 목재 막걸리통, 술병 등 관련 자료 200여점을 전시한다.
이들 전시는 전시 이상의 가치를 띤다. 우리가 잊으면 자칫 놓치기 쉬운 역사와 문화를 잇기 때문이다. 이를 잘 살펴보고 그 매력을 얻는다는 이유에서 일견을 권한다.
/이문일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