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의견 미반영 공사 강행…‘나무 데크 계단’ 결국 파손
||2024.12.22
||2024.12.22
인천시가 영흥도 해안가에 수십억원을 들여 조성한 나무 데크 출입로가 준공된 지 반년 만에 거센 파도에 파손됐다.
이를 두고 주민들은 높은 파도를 고려해 계단을 나무로 설계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는데도 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2일 시에 따르면 옹진군 영흥도 북쪽에 있는 장경리해수욕장 해상관광 탐방로 출입로 중 한 곳이 지난달 18일부터 폐쇄됐다.
노란색 통제선이 쳐진 출입로에는 주민과 관광객들이 나무 데크와 해안가를 오갈 수 있도록 7단짜리 계단이 설치돼 있는데 이 중 4개 단이 파손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해수면이 가장 높아지는 대조기와 강풍·풍랑주의보가 맞물리면서 형성된 강한 파도가 계단을 덮친 게 파손 원인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총사업비 39억5200만원을 투입해 장경리해수욕장에 길이 637m의 해상관광 탐방로를 조성했다.
해당 사업은 바닷물이 찼을 때 접근이 어려운 이곳과 십리포 해안길, 선재도 넛출항 등 해안가 3곳을 정비해 해양친수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나 준공된 지 반년도 안 된 시설물이 자연 재해로 부서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대조기 등 해양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나무 데크를 만들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김재홍 영흥면 내6리 이장은 “데크 계단이 파손된 상태로 방치돼 주민들로부터 흉물스럽다는 민원이 계속 접수되고 있다”며 “탐방로를 설계할 당시 인천시에 이곳은 파도가 높아 계단을 나무로 설치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의견을 전달했는데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시는 내년 초 시설물 정비 공사비 5000만원을 들여 견고한 재질로 계단을 다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대조기와 강풍·풍랑이 겹치는 악천후로 계단이 파손된 것”이라며 “더 튼튼한 재질로 계단을 보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