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최근 대법원에 이혼 확정증명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초 공정거래위원회 계열사 신고를 앞둔 가운데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가 지배하는 법인의 계열사 신고 의무와 관련해 혼선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 측은 이달 4일 이혼소송 상고심을 담당한 대법원 1부에 이혼 확정증명을 신청했다. 이혼 확정증명을 발급받기 전까지는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혼인 관계로 간주되는 만큼 내년 계열사 신고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SK그룹은 내년 초 동일인(총수)과 특수관계인(배우자 및 인척 3촌)이 지배하는 법인을 계열사로 신고해야 한다. 이에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등이 지배하는 법인을 계열사로 신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하지만, 노태우 일가 지분 변동 상황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워 SK그룹 입장에선 이혼 확정증명이 시급한 상황이다. 동일인이나 법인이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최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최 회장 측은 재산분할 다툼과 이혼청구를 분리해 법원이 확정해 줘야 한다고 봤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이혼 관련 상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혼 확정증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 측은 2심 재판결과가 나온 직후에도 확정증명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당시 2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을 심리하기로 했다. 특히 2심 재판의 쟁점이었던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유입 여부, 선친에게 물려받은 SK(주) 주식이 특유재산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전망이다. 대법원 상고심 심리 결과는 내년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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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대법원에 이혼확정 증명 신청…계열사 혼선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