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발견된 노상원 점집…과거 전국 유명세
||2024.12.23
||2024.12.23
23일 오전 9시쯤 방문한 안산 상록구 한 다세대주택 지하 1층. 현관문과 건물 외벽 창문에 만(卍)자가 써진 종이가 붙어있었다. 현관문에는 '안산시 모범 무속인 보존위원'이라고 써붙여져 있기도 했다.
문 앞 선반에는 말린 북어와 잡채 그릇, 오랜 시간 방치된 것으로 보이는 찌개가 담긴 냄비와 화분 등이 놓여있었다. 향 냄새가 맴돌았지만 초인종을 누르거나 문을 두드려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곳은 지난 18일 12·3 계엄을 논의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무속인으로 활동하던 점집이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18년 성추행 혐의로 보직 해임 된 후 2019년부터 이곳에서 무속인과 협업해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점집은 노 전 사령관이 문상호 정보사령관 및 정보사 대령 2명과 함께 12·3 계엄을 논의한 안산 한 롯데리아와 1.4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이곳이 지역 주민뿐 아니라 전국에도 알려져 찾아오는 손님이 많았다고 전했다.
약 6년 전에 마지막으로 이곳을 찾아 점을 봤다고 밝힌 A(50대)씨는 “원래 이곳에서 점을 보던 여성 무속인이 유명했다”며 “2019년부터 노씨를 만나 함께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건물에 거주하는 이모(71) 씨는 노 전 사령관과 몇 차례 인사를 나눈 적이 있으며 노 전 사령관이 건물을 관리하는 역할도 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그 사람이 군인 출신에 계엄까지 논의한 사람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점집 옆집에 머무르며 건물 누수 같은 문제들을 관리하고는 했었다”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점집에서 활동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주민들도 있었다. B(70대) 씨는 “주변에 이곳에서 점을 본 사람들이 많았다”며 “뉴스를 보고 놀라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원래 점집의 현관문과 건물 외벽에는 '00보살'이라고 써진 간판이 붙어있었으나 지금은 떼진 상황이다.
한편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이곳 점집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계엄 관련 내용이 적힌 수첩을 발견해 조사 중이다. 수첩에는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하거나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노조, 판사, 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지칭하는 내용이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