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법(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공포를 거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야당이 탄핵 절차에 돌입하며 국회에서는 또다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여당의 “조폭과 다름없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은 24일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이르면 27일 표결에 부칠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부 서열 3위’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연말 정국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이날 제출한 한 권한대행의 탄핵안에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채 상병 및 김건희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건의 △12·3 계엄 당시 내란 적극 가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대통령 권한 행사 시도 △상설특검 임명 방기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 등이 사유로 적시됐다. 당초 국무총리로서 역할에 대한 책임만 물으려던 계획과 달리 윤 대통령 직무정지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사유도 탄핵안에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권한대행으로서 헌법상 해야 할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며 “권한대행이라는 헌법상 직위는 없기 때문에 명백하게 탄핵 요건은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이라고 설명했다.
탄핵안은 26일 본회의에서 보고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단독 의결을 통해 27일 본회의 일정도 추가했기 때문에 27일 표결이 이뤄질 수도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세 명에 대해 임명하는지 본 뒤 탄핵 여부를 판단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국무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이 “정치적 견해가 충돌하는 현안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하며 임명 거부에 무게를 두자 탄핵 절차를 서두른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는 이날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마은혁·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를 야당 단독으로 채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회는 이미 특검법에 대해 결정을 한 것인데 한 권한대행은 ‘국민의힘이 찬성하지 않는 어떤 것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 아니냐”며 “내란 행위를 지지·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맹폭을 가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내란 수사가 어떻게 타협과 협상이 될 수 있냐. 미친 소리 아니냐”며 “한 권한대행 스스로 ‘내란 대행, 내란 공범’임을 자백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시도 때도 없이 협박하는 민주당의 겁박 정치가 극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이) 정당한 권한 행사를 놓고 간섭하고 탄핵하겠다고 시도 때도 없이 협박한다”며 “조폭과 다름없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여당의 반발에도 한 권한대행 탄핵을 막을 현실적인 방법은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한 권한대행을 탄핵하려면 대통령 탄핵 기준을 적용해 국회 재적의원(300명) 3분의 2(200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의결 정족수에 대한 1차 법률 해석권은 국회가 갖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우원식 국회의장의 동의를 얻어 의석 과반(151석)으로 탄핵안을 처리해도 효력이 발생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권한대행은 주변에 “권한대행이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을 하고 안정적 국정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