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사장, 퇴직 3개월 전 삭감 임금 ‘원복’
||2024.12.24
||2024.12.24
재정난에 임금을 자진 삭감했던 김유열 사장 등 EBS 임원들이 삭감분을 예정보다 한 달 이른 시점에 원상복구하면서 내부 구성원들 비판을 샀다.
EBS 홈페이지의 경영공시 게시판에 따르면 김유열 사장은 12월부로 10%가량 삭감돼있던 급여를 복구했다. 11월 기준 1582만7850원인 월 급여는 이달 1758만6500원으로 복구됐다. 같은 기간 부사장과 감사 월급도 각각 1328만1750원에서 1475만7500원으로 복구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는 19일 성명에서 임금 삭감 당시 세 명의 임원이 “2024년 말일까지 임금 반납에 동의한다”고 서명했다면서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한 2024년 당해의 예산을 사용해서 급여를 꼭 복구할 만큼 급한 일이 과연 무엇인가. 왜 하필 지금인가.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지금이 퇴직 3개월 전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 과연 과한 우연인지 궁금하다”라고 했다. 내년 3월 퇴직 예정인 김 사장이 퇴직금 정산을 고려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EBS지부는 “직원들이 임금 삭감을 하지 않아 회사가 어렵다고 가스라이팅하던 자가 회사 사정이 나아진 것 같으니 제 월급 먼저 쏙 하고 올리는 이기적인 행위가 대체 말이 되는가”라고 했다. 또한 김 사장이 지난 18일 규정심의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보직자 급여체계 개선을 위한 직책수당 70% 인상’ 골자의 보수규정 개정안을 시급하게 상정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김유열 사장은 23일 본인 명의 입장문에서 “흑자 전환을 목전에 두고 노사 상생의 대화를 이어가던 중 EBS 재원 건전성을 위해 헌신한 EBS 선후배와 간부 등을 폄훼함에 깊은 유감과 참담함을 느낀다”며 지부 성명에 반박했다.
김 사장은 EBS 재정 상황에 대해 2022년 256억 원, 2023년 183억 원 적자를 기록했으나 임직원 고통 분담 등의 노력 끝에 2024년 10월 말 기준 25억 원 흑자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본인과 간부들의 자발적인 급여 삭감으로 지난 2년6개월 총 12억 원을 줄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직책수당 인상의 경우 “보직자들의 기여를 인정하고 회사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논의되었다. 이 사안에 대해 투명성이 부족했다고 느꼈다면 저의 잘못”이라면서 인상안 상정 계획을 철회했다.
김 사장은 이 입장문에서 ‘4.5일제 시범운영 종료’도 알렸다. EBS 직원들은 기본급 3% 삭감, 연차 60% 소진, 주 4.5일제를 시범 도입한 바 있다. 김 사장은 부장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4.5일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더니 45명 중 34명(75.6%)이 반대했다면서, 2025년 1월1일부터 ‘주 5일제’ 복귀를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주 5일제 복귀로 직원 임금이 원상복구된다고 했다.
앞서 ‘4.5일제’ 관련해선 사측이 EBS지부에 시범운영기간 6개월 연장을 제안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제도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EBS지부는 조합원 의견 청취차 27일 온라인 긴급 임시 대의원회를 소집해 투표를 진행한 뒤 그 결과를 통보하겠다고 했고, 사측이 별도 답을 하지 않은 가운데 김 사장 입장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BS 사내 게시판에는 김 사장 입장문에 대해 “솔직하게 내 월급 몰래 원복한 거 성명서로 까발린 노조가 괘씸해서 그렇다고 얘기하라” “최소한의 신의도 예의도 없나” “성명서에 대한 진실이 맞다고 사측이 설명자료 배포하신 수준”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다만 일부 직원은 4.5일제 관련 “노조 덕분에 한때 실험으로 끝나는 게 아쉽다. 새로운 노조가 새로 협상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