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조 규모 ‘액침냉각’ 시장에 뛰어든 정유업계...새 수익 창출 대안될까
||2024.12.25
||2024.12.25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된 ‘액침냉각유’ 사업에 속속 진출 중이다. 액침냉각유 시장은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2040년까지 42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재 불황터널을 지나고 있는 국내 정유업계에 새로운 수익 창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사들은 액침냉각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액침냉각 기술은 전기차 배터리, 전자제품 등 열이 발생하는 전자기기를 비전도성 액체인 냉각 플루이드에 직접 담가 온도를 낮추는 기술이다. 기존 공기를 이용한 냉각방식보다 30% 이상 전력소비 절감이 가능하다.
업계는 액침냉각유가 주로 사용될 곳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꼽는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축물 보다 훨씬 많은 전력량을 소비하며, 이중 서버 냉각용 에너지가 전체 사용 전력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데이터센터에 액침냉각 방식을 도입한다면 전력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절감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정유사들 중 액침냉각 사업에 가장 먼저 발을 들인 것은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 윤활유 부문 자회사 SK엔무브는 지난 2022년 미국 수조형 액침냉각 기업 GRC에 지분 투자했으며 SK텔레콤과 데이터센터 액침냉각유 실증 사업을 완료했다. 올해 하반기엔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제품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지난 4일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도 SK엔무브는 미국 액침냉각 스타트업 GRC와의 협업을 맺은 바 있다. 이번 협업을 통해 액침냉각 시장 확장에 앞장서겠다는 목표까지 제시했다.
GS칼텍스 역시 지난해 11월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했다. 미국보건재단(NSF: National Sanitation Foundation) 식품등급 인증과 생분해성을 보유한 합성 원료를 사용해 인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으며, 협력 업체들과의 실증평가를 통해 데이터센터 서버의 안정적 구동 및 열관리 성능은 검증됐다.
이외 HD현대오일뱅크도최근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라는 액침냉각유 상표를 출원하고, 에쓰오일 도 인화점 액침냉각유 ‘e쿨링 솔루션’을 출시하며 관련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이처럼 국내 정유사들이 앞다퉈 액침냉각 사업에 진출한 것은 향후 액침냉각유 시장이 높은 성장세가 예고되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5000억원인 액침냉각 전체 시장 규모가 오는 2040년에는 약 42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을 기록, 새로운 수익 창출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 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정제된 연료와 석유화학 제품 가격에서 생산비용을 뺀 금액이다. 통상 1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올해 3분기엔 1배럴당 3.6달러를 기록하면서 3분기 실적도 저조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대내외 악재로 업황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액침냉각은 비교적 수요가 꾸준해 일정한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다”면서 “특히 액침 냉각은 데이터센터와 배터리에 모두 사용 가능한 기술로 향후 급격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정유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