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신속한 심판으로 차기 대통령 선거 앞당겨야
||2024.12.25
||2024.12.25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행위로, 우리는 시대착오적인 지도자에 의해, 평범한 일상이 졸지에 무너져내릴 수 있음을 충격적으로 경험했다. 국군통수권자가 군을 동원하여 일으킨 군사반란은 국민을 당혹하게 하고 분노케 했다. 다행히 무장한 군인들을 저지한 용감한 시민들과 국회의 발 빠른 움직임으로 밤사이 계엄이 해제되어 더 큰 파장은 줄일 수 있었다. 이어 국회는 14일에 본회의를 열어 재적의원 3분의 2이상(200명)인 204표의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하였다. 그리하여 당일부터 직직무 정지된대통령의 탄핵심판은 헌법재판소로 넘겨졌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시간이다. 최장 180일의 탄핵심판이 남은 것이다. 탄핵안 가결로 정국 불확실성의 1차 고비는 넘어섰으나 앞으로의 혼란과 분열을 최소화하는 것이 또한 큰 과제이다.
탄핵안 가결 이후 혼돈의 정국은 국회가 중심이 되어 수습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어느 정당도 국민의 의견을 뒤로 하고 정치적 셈법에 골몰해서는 안 된다. 국회와 정부는 위태로운 민생·경제를 안정시키고, 엄중한 외교·안보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며, 헌재는 집중심리로 조속한 결론을 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전체 9명 가운데 공석인 3명의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도 서둘러야 한다. 헌재에서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날 경우, '60일 이내' 규정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는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우리는 또다시 정치적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헌재의 탄핵심판과 별개로, 내란 수괴 윤석열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경찰청장 등 가담자들에 대한 수사와 단죄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군사반란 수괴를 하루라도 빨리 구속수사하고 심판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다. 내란 가담자들의 처벌은 민주주의와 헌법을 지켜 역사에 분명한 교훈을 남기는 문제이기도 하다. 민주공화국은 국민 주권과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체제다. 대한민국 체제의 근본을 흔드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대통령의 군사반란 행위는 국군의 존재 이유인 국가 방위와 국민 보호 사명을 왜곡하고, 국민이 부여한 신뢰를 저버리는 중대한 배신행위이다. 민주공화국에서 군은 국민의 군대일 뿐, 특정 세력이나 대통령의 사병(私兵)이 될 수 없다.
계엄과 탄핵 사태로 현재 경제지표는 크게 출렁이고 있다. 12·3 계엄 선포 전 1402원이던 환율은 25일 기준 1459.2원이다. 탄핵소추안 가결로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완화되리라는 전망이 있으나, 과거의 두 차례 탄핵 표결 시기에 비해 현재 대내외 경제 여건은 훨씬 취약하다. 국내 경기 부진과 트럼프 2기 출범 등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하는 리스크가 상존하기에 우려가 크다. 무너진 대외 신인도를 회복시키고 예산을 확대해 침체한 내수를 부양해야 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우수한 회복 탄력성을 경제에서도 발휘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경제를 안정시켜 국민에게 안정된 일상을 되돌려 주는 것이 정치권의 할 일이다.
무엇보다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이 중요하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정치권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초당적 협력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한다. 정쟁과 당리당략에 얽매이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영하의 날씨에도 생업을 제쳐두고 차가운 광장에 나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외친 목소리들에 응답해야 한다. 혼란 극복을 위한 과감한 결단과 실행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 심판 또한 혼란과 고통을 줄이고 위기의 국가를 정상화하는 한 방법일 것이다.
/박병영 정치칼럼니스트·정치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