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제야의 종’ 행사…인천은 울릴 종이 없다
||2024.12.25
||2024.12.25
“부산과 광주에도 '시민의 종'이 있는데 왜 인천에는 없는 건가요.”
새해를 앞두고 전국 지자체에서 '제야의 종' 행사를 준비하는 가운데 인천에서는 지역 정체성을 담은 상징적 종이 없는 탓에 시민들이 다른 지역을 찾아가는 상황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는 31일 남동구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 '송년 제야 문화축제'를 열고 타종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연말에 인천시청 애뜰광장이나 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송년 제야 행사를 개최해왔다.
새해를 알리는 타종식에 쓰이는 종은 행사 대행 업체에서 별도로 대여해 축제 현장에 설치한다.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대표성을 지닌 종을 제작해 타종 행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부산시는 중구 용두산공원에 설치된 '부산시민의 종'으로 타종식을 진행한다. 이 종은 1996년 시민들이 모은 기부금으로 만들었으며 부산시가 관리하고 있다.
광주시는 5·18 민주광장에서 시 소유 '민주의 종'을 울리며 송·신년을 기념하고 있다.
대구시는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내 '달구벌대종'을, 울산시는 남구 울산대공원에서 '울산대종'을 울리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는다.
현재 인천에는 시민의 종과 같은 대표성을 지닌 종이 전무한 실정이다. 다만 강화군은 강화읍 고려궁지 내 강화동종을 타종식에 사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는 300만 대도시를 대표하는 종이 없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청라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언제까지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 위해 서울 종로 보신각에 가야 하나. 인천에도 시민의 종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황규철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장은 “인천이란 도시 규모나 위상을 고려하면 자체적으로 타종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상징적 종이 필요해 보인다”며 “다만 구체적 조성 방법과 규모, 소요 예산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시는 시민의 종 제작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천 도심권에는 종로 보신각과 같이 타종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나 여건을 갖춘 종이 없다”라며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이번 송년 제야 문화축제에 타종 행사를 포함했을 뿐 시민의 종 제작 등을 계획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