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명 사상자 낸 ‘가습기 살균제 사건’...대법서 '파기환송'
||2024.12.26
||2024.12.26
98명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제조·판매업체 관계자들에게 유죄가 선고됐던 원심이 파기환송됐다.
26일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신체에 유해한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해 소비자들을 사망·상해에 이르게 했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금고 4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성분이 다른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회사를 피고인들 사이 사망, 상해 결과에 대한 공동정범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파기환송의 취지다.
앞서 이들은 인체에 유해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주 원료로 쓰인 가습기살균제 '가습기 메이트' 등을 제조, 판매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 중 12명이 사망, 86명이 상해를 입어 2019년 7월 기소됐다.
1심은 무죄였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소비자들의 폐질환 또는 천식이 유발됐다거나 악화됐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2심에서는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과 피해 사이 인과성 등을 인정, 유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그간 겪었던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거듭 호소하며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고, 현재까지도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피고인들은 그 책임에 따른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피고인들인 제조·판매에 관여한 가습기살균제의 주원료와 이번 사고와 관련이 있는 주원료 CMIT·MIT는 주원료의 성분과 체내분해성, 대사물질이 전혀 다르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가습기살균제에 결함이나 하자로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지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과실범의 공동정범 성립을 인정한다면, 인터넷망 등을 통해서 국경을 초월한 상품의 구매·소비가 용이하게 이뤄지는 현대사회에서 상품 제조·판매자들 등에 대한 과실범의 공동정범 성립범위가 무한정 확장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는 “성분이 다른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회사와의 공동정범은 성립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만으로 복합사용 피해자들의 사망 또는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더 심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점에서 무죄 취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