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저가 반도체 조사 본격화… 韓 업계 ‘칩 가격 상승’ 기대감
||2024.12.26
||2024.12.26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산 범용 반도체에 칼을 빼들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어려움을 겪던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번 조치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안정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3일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산 범용 반도체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USTR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저가 제품을 쏟아내면서 미국과 다른 국가의 반도체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중국이 국가 주도로 반도체 공급을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미국과 다른 반도체 생산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사용되는 이른바 '레거시 반도체'를 대상으로 한다. 미국은 중국이 불공정하고 비시장적 수단을 동원해 국내 및 세계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조사 최종 결정권은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모든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이에 2기 행정부 또 중국산 범용 반도체에 대해 고강도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 속에서 반도체 생산을 확대해왔다. 3분기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청구액 303억8000만 달러 중 중국이 129억300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에 따르면 중국 파운드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7년 14%에서 2023년 18%로 증가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최근 구형 D램인 'DDR4'를 시장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판매했다. CXMT의 D램 생산능력은 2022년 월 7만장에서 올해 월 20만장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의 대중 제재 본격화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가 둔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안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지난 7월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35.7%나 하락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비중이 작아 범용 메모리 가격 변화에 더 민감하다. 이에 양 사는 차세대 공정 전환에 집중, 수익 구조를 개선하려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 6세대 DDR5 개발에 성공했고, 삼성전자도 최근 양산 계획을 내놨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조사 착수에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 반도체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3%에 불과하고 중국의 반도체 대미 수출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것보다 훨씬 적다"며 "모든 필요한 수단을 취해 자기 권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