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공백 메우는 입원전담전문의, 과중 업무에 탈진 직면...‘3명 중 1명’ 사직 의사
||2024.12.26
||2024.12.26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입원전담전문의의 업무 부담이 극심해지고 있다. 특히 이들 중 3명 중 1명은 사태가 지속될 경우 사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는 현재 상황이 계속될 경우 병원의 입원 진료 시스템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환자의 진료를 전담하며 의료 시스템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전공의들이 대거 수련병원을 떠나면서 이들의 업무량이 급증했다. 정지수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사태 이후 입원전담전문의의 근무시간과 환자 수 모두 증가했으며, 근무 형태도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조사 결과, 24시간 근무를 담당하는 전문의는 기존 22.2%에서 39.7%로 급증했다. 반면 주간 근무자의 비율은 60.3%에서 52.4%로 줄어들었다. 근무 시간의 중앙값은 40시간에서 45시간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닌 피로도와 업무 효율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같은 변화는 업무 분배에도 불균형을 초래했다. 10명 미만의 환자를 담당하는 전문의 비율은 증가했지만, 26명 이상을 맡는 경우도 늘어났다. 특히 중간 규모의 환자 수를 담당하는 인력의 감소는 병동 내 업무 가중과 연결되며, 이는 전반적인 시스템 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입원전담전문의의 주요 업무량은 수술 후 관리, 야간 응급 진료, 중환자실 지원 등 필수 의료 분야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추가 보조 인력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초과 근무 수당도 없는 상태로 일하고 있다. 설문 응답자의 83.9%는 기본 진료 관련 업무가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45.2%는 야간 근무가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전문의들은 응급실 파견, 신속대응팀 업무, 병동 간 이동 업무 등 기존 범위를 초과하는 일을 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업무 피로가 누적돼 심리적·신체적 탈진 상태에 이른 사례가 많았다. 3명 중 1명(33.9%)이 사직 의사를 밝힌 것은 현장이 겪는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장 전문가들은 보조 인력 확충, 근무 환경 개선, 적정한 보상 체계 구축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필수의료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의정 갈등은 단순히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과 직결된 문제다. 입원전담전문의들은 필수의료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현재 이들에게 가중되는 부담은 제도적 결함을 드러낸다. 연구팀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이탈로 병원의 입원 진료 체계가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