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맞춤형 로우코드 시대 열린다” [K-SaaS 리더스]
||2024.12.27
||2024.12.27
전세계 소프트웨어 산업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도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기존 소프트웨어(SW) 기업은 물론 인프라 영역을 담당했던 클라우드 기업, 시스템 구축을 담당했던 SI 기업들이 SaaS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국내 SaaS 시장을 키우고 있다. 국내 SaaS 시장 현황을 살펴보고 주요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략과 미래 비전을 담아본다. [편집자 주]
기업의 디지털 전환(DX)이 화두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기존 시스템을 모두 바꾸자니 비용 부담이 크다. 당장 필요한 부분만 개발하자니 유지보수가 걸림돌이다. 치솟는 개발자 인건비에 자체 개발팀을 꾸리기도 녹녹지 않은 현실이다. 30년 업력의 전사적 자원관리(ERP) 기업 영림원소프트랩은 기업들의 고민을 해결할 방안으로 '로우코드' 플랫폼에 주목했다.
"한국 기업들도 이제는 레거시(legacy·기존) 시스템을 교체하지 않고도 원하는 부분만 디지털화할 수 있다. 개발자가 아니어도 쉽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로우코드 시장은 이제 본격화될 거라 본다."
권오림 영림원소프트랩 플렉스튜디오팀 사업총괄은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30년 ERP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국산 로우코드 플랫폼 '플렉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그를 만나 디지털 전환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모바일 시대의 뼈아픈 교훈... "2년이면 유물 된다"
권오림 총괄이 로우코드 플랫폼 개발을 결심한 것은 2015년 무렵이다. 당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기업들은 앞다퉈 모바일 앱을 만들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앱이 1~2년 안에 '디지털 유물'이 됐다. 유지보수와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플렉스튜디오다. 개인화된 디바이스에 맞는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면서도 기업별 맞춤화와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가능한 개발 플랫폼이다.
"한국 기업 맞춤형이 최대 강점"
플렉스튜디오의 가장 큰 차별점은 한국 기업에 특화된 서비스다. 권 총괄은 "한국어 지원이 강점이고 외산 솔루션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며 "특히 기존 DB 연동이 쉽고 자바스크립트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다"고 설명했다.
실제 구축 사례도 늘고 있다. 한 제조사의 경우 플렉스튜디오를 도입해 수기로 하던 주문정보 입력, 재고확인, 배송처리를 자동화했다. ERP와 실시간으로 연동되면서 인력과 시간이 크게 절감됐다는 평가다.
자체 IT팀을 둔 기업들도 플렉스튜디오를 선택하고 있다. 권 총괄은 "여러 로우코드 솔루션을 검토한 끝에 저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영림원소프트랩의 기존 고객사가 아닌 곳에서 요청이 오고 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의 목소리 담는 'UX·UI'
플렉스튜디오는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데도 공을 들인다. 디자인 씽킹 방식으로 접근해 실제 사용자의 목소리를 최대한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권 총괄은 "UX 전담 컨설턴트가 고객사를 직접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사용환경을 파악한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사용자 검증을 받는다. 개발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해 고객이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현장개선, 식수관리부터 설비관리, AS관리, 유류대 정산, 영업활동 관리까지 기업 내 다양한 업무를 디지털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는 '조연' 역할... "개발 보조에 집중"
생성형 AI 열풍에도 플렉스튜디오는 AI를 '조연'으로 활용하고 있다. 권 총괄은 "AI가 기업용 프로그램을 완벽히 만들기엔 아직 한계가 있다"며 "데이터 매핑이나 테스트 데이터 생성 등 개발 보조 역할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엔 AI 활용을 늘릴 계획이다. AWS의 새로운 AI칩 기반 생성형 모델을 활용한 기능도 선보일 계획이다. 권 총괄은 "이제 합리적인 비용으로 AI 기능 제공이 가능해졌다"며 "고객이 더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로우코드 시장, 이제 시작"
권 총괄은 로우코드 시장 전망을 밝게 봤다. 개발자 인건비 상승으로 자체 개발이 어려워진 데다, 외주 개발은 비용과 품질 면에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도 필요한 부분만 디지털화할 수 있다는 점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레거시 데이터를 이관하거나 바꾸는 데는 큰 비용이 들지만 로우코드를 활용하면 기존 데이터를 그대로 두고도 필요한 것만 취사선택해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플렉스튜디오를 국내 대표 로우코드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내년 목표로 삼았다. 권 총괄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보안성을 제공하면서 더 많은 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