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339개 늘어나기도"… 美 오프라인 할인매장은 ‘활황’
||2024.12.27
||2024.12.27
온라인 쇼핑에 주도권을 내줬던 미국 오프라인 쇼핑몰이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넓은 공간에서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할인 매장을 찾는 발걸음이 늘자, 대형 할인 체인들은 수백 개의 매장을 새로 열고 있다. 넓은 매장을 찾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면서 임대료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현지 시각) 부동산 데이터 회사 코스타(CoStar)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 야외 쇼핑몰의 공실률은 6.2%로 2006년 관련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자상거래의 부상으로 소매업이 몰락할 것이라는 예측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백화점 형태의 실내 쇼핑몰 공실률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쇼핑몰의 부흥은 대형 할인 매장들이 주도하고 있다. 할인 소매업체 벌링턴, 로스, 마샬즈, 티제이맥스 등을 소유한 할인 유통 체인 TJX는 지난 1년 동안 미국 내 매장을 339개 늘렸다. 월마트 역시 앞으로 5년 동안 미국 내 매장을 150개 추가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올해 온·오프라인 쇼핑이 모두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프레시’를 21개 추가로 열었다.
오프라인 쇼핑몰의 성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상황과 대조적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통 공룡인 시어스 등이 파산하고, 코로나19 사태로 봉쇄 조치가 내려지면서 “오프라인 쇼핑몰은 몰락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뉴마크의 브랜든 아이스너는 “오프라인 쇼핑몰을 전자상거래가 대체할 것이란 오랜 믿음이 틀렸다”고 했다.
유통 기업들이 오프라인 쇼핑몰을 늘리는 이유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미국에서 수십 개의 쇼핑몰을 소유하고 있는 DLC 최고경영자(CEO) 아담 이프신은 “우리 업계의 르네상스는 기본과 가치에 의해 주도됐다”고 말했다. 앞서 아마존 CEO 앤디 재시도 “다양한 식료품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선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쇼핑몰 수요가 치솟는 것과 달리 공급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금리 상승과 급등한 건축 비용으로 새로운 쇼핑몰을 짓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연구 기관 그린 스트리트에 따르면 2009~2023년 야외 쇼핑몰 신규 공급은 연평균 0.6% 증가했는데, 2001년부터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연평균 2.5%에 증가한 것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수요가 늘자 임대료도 상승하고 있다. 올해 오프라인 쇼핑몰의 평균 임대료는 1 제곱피트 당 약 18달러로, 2008년 금융위기 전 최고치를 넘어섰다. 전통적으로 실내 쇼핑몰보다 저렴했던 야외 쇼핑몰의 임대료는 수요가 몰리면서 1제곱피트 당 3.52달러로 더 높게 형성돼 있다. 미 전역에 쇼핑몰을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투자 기업 필립스 에디슨의 CEO 제프 에디슨은 “최근 10년 간 신규 건설된 쇼핑몰이 거의 없던 점이 건물주들의 가격 결정력 변화에 큰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오프라인 쇼핑몰을 늘리려는 유통 기업들은 과거 파산으로 방치됐던 매장들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파산한 미 가정용품 체인 베드 베스 앤 비욘드의 전국 480개 매장을 눈독 들이는 기업들도 많다. 마이클 하트숀 로스 스토어 그룹 사장은 지난달 “새 쇼핑몰 건설이 많지 않다”면서 “우리가 선호하는 부동산 유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