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출한 남성 보컬리스트 하동균(45)이 절친 휘성(43)과 나눈 이생에서의 우정을 눈물로 마감했다.

16일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치러진 고 휘성의 영결식과 발인에 하동균은 입술을 꾹 다문채 침통한 표정으로 전 과정을 함께했다. 이어 추플렉스, 유족들과 함께 관을 운구하고 식장을 떠났다.

지난 2002년 데뷔, R&B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과 아울러 매력적인 목소리와 외모로 인해 두 가수는 끊임없이 관심과 비교의 대상이 돼왔다. 2015년 MBC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시즌3에 기존 출연자인 ‘명품 보컬’ 하동균에 이어 ‘R&B 황태자’ 휘성이 합류하며 음악 팬들이 기대하던 꿈의 노래경연이 이뤄졌다.

방송무대에 별반 서지 않아 희소성이 높았던 하동균은 2002년 남성그룹 세븐데이즈로 데뷔했고 이후 그룹 원티드로 소속 팀을 옮겼다. 2004년 '발작'이라는 곡으로 주목받으며 차세대 보컬그룹으로 각광받았으나 불의의 교통사고로 멤버 중 한 명인 서재호를 잃었고 다른 멤버들도 큰 후유증에 시달렸다. 그런 와중에도 하동균은 독보적인 보컬 능력으로 여러 OST에 참여했다.

2006년 솔로 1집 ‘Stand Alone’에서는 '그녀를 사랑해 줘요', 2008년 2집 ‘Another Corner’에서는 '나비야'가 크게 히트했다. 2012년 발표한 3집 ‘From Mark’에선 기존의 발라드와 R&B를 뛰어넘어 모던록과 블루스에 도전하며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앨범 전체를 작사, 작곡, 프로듀싱하며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했다.

묵직한 저음의 ‘소몰이 창법’을 구사해온 그는 심장을 후벼파는 목소리로 발라드. R&B, 모던록, 블루스에 이르기까지 진폭 넓은 장르를 넘나들며 청자를 사로잡았다.

하동균이 록 성향을 점점 강화해 왔다면 휘성은 R&B와 세련된 감성의 어번 솔의 정점에 단단히 위치했다. R&B·솔의 영역 안에서 느린 발라드, 미디엄 템포 곡, 빠르고 댄서블한 곡의 변주를 펼쳐냈다.

그의 강점은 팔색조에 가까운 다양한 감성 표현력과 보컬 테크닉이다. 목소리의 두께감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가 하면 유연한 벤딩과 바이브레이션 구사, 폭풍 애드리브로 듣는 이의 넋을 너끈히 빼놓았다.

국내 가요계에 흑인음악 붐을 주도한 엠보트·YG엔터테인먼트의 간판급 가수였던 휘성은 2001년 데뷔앨범 ‘Like A Movie’에서 ‘안 되나요’를 빅히트시키며 혜성처럼 등장해 이후 ‘전할 수 없는 이야기’ ‘With Me’ ‘불치병’ ‘사랑은 맛있다’ ‘Insomnia(불면증)’ ‘결혼까지 생각했어’ ‘가슴 시린 이야기’ 등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섬세한 감수성으로 자신의 곡 대부분을 직접 작사하는가 하면 동료 가수들의 앨범에도 참여해 다수의 히트곡을 배출했다. 절친한 가수 거미의 ‘갈곳이 없어’는 휘성이 작사뿐만 아니라 작곡한 노래이기도 하다. 라이선스 뮤지컬 ‘조로’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생일파티, 팬미팅에 게스트로 나서주는가 하면 과거 한 예능프로에서 출연, "만나면 노래방으로 직행, 별 대화 없이 계속 노래만 한다"고 소개하는 등 가요계 절친으로 눈길을 끌어왔다.

하동균, 절친 故휘성 운구 들었다...이생에서의 우정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