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사실이었다”, “한국만 이렇게 낮을 줄이야” ..예상치 못한 결과에 ‘어쩌나’
||2025.03.23
||2025.03.23
“다른 나라 주식은 오르는데, 왜 한국 주식은 제자리인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런 불만이 쏟아지는 이유가 한국은행의 보고서를 통해 명확해졌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주주환원율이 G20 국가들 가운데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의 주주 보호 수준은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보다도 낮아,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G20 중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16개국 3,560개 기업(2019~2023년 기준)을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들의 평균 주주보호 점수는 6.8점으로 12위에 머물렀다.
특히 배당 성향은 27.2%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낮았다. 이는 영국(137.4%), 이탈리아(116.4%)는 물론, 브라질(91.8%)과 러시아(76.3%)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배당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전체 주주환원율도 0.2배에 불과했다. 이는 튀르키예와 아르헨티나(각 0.1배)에 이어 가장 저조한 수치다.
보고서는 “주주 보호 수준이 낮으면 기업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로 인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주주 보호 수준이 낮을수록 주주환원이 기업가치 제고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처럼 주주 보호가 미흡한 환경에서는 주주환원 확대가 기업가치 상승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주주 보호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는 주주환원이 증가할수록 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고, 기업가치는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한국처럼 주주 보호가 취약한 경우, 기업들이 현금을 사내 유보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주주환원이 저조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은 배당보다는 내부 유보금을 쌓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2026년 예정된 상법 개정이 한국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소액주주 보호 강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기대된다. 감사위원 선출 방식 개선, 전자 주주총회 도입 등이 추진되면서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가 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반면,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 법 개정이 기업의 경영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소송 남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절반가량이 상법 개정 이후 투자와 인수·합병(M&A)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법 개정과 함께 기업들의 자발적인 주주환원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은행은 주주환원이 기업 성장과 투자를 해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배당 확대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