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여보"…순직 헬기 조종사가 추락 전날 아내에게 한 말
||2025.03.29
||2025.03.29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을 전했던 부부의 안타까운 이별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북 의성 산불 진화 도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박현우(73) 기장의 빈소에서 아내 장광자(71)씨는 남편과 주고받은 마지막 통화 기록을 꺼내 보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장씨는 사고 전날인 25일 오후 7시 30분께 남편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매일 먼저 연락을 주던 남편이 그날 따라 아무 말이 없어서 걱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박 기장은 산불 진화로 분주한 상황이었지만 잠깐 전화를 받아 안부를 전했고 오후 9시께 다시 전화를 걸어 "사랑해요 여보"라는 말을 남긴 뒤 전화를 마쳤다고 한다.
45년 넘게 함께 살아오면서도 매일같이 사랑을 주고받던 두 사람이었기에 그날의 마지막 인사는 더욱 애틋하게 남았다.
장씨는 매체에 "그 통화가 마지막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지난 11일 휴가 때 마지막으로 얼굴을 봤고 다음 달에 다시 보기로 했는데 이제는 그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며 눈물을 쏟았다.
박 기장은 군에서 헬기 조종사로 복무한 뒤 민간 업체에 재취업해 40년 넘게 비행한 베테랑 조종사였다. 산불 진화뿐 아니라 방재와 시추 작업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왔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가족을 챙기던 그는 아내 생일이었던 지난 19일에는 긴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사랑을 전하기도 했다.
공개된 메시지를 보면 고인은 아내에게 "사랑하는 당신~!!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나님의 넘치는 사랑과 모든 분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와 인정받는 귀하고 복된 멋진 삶을 살아가시길 소망합니다.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라는 내용을 보냈다.
박 기장의 발인식은 29일 오전 11시 30분 뉴고려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그의 합동 분향소는 경북 의성군 청소년문화의집 다목적 강당에 마련됐으며 29일 오후 9시까지 조문이 가능하다.
박 기장은 지난 26일 낮 12시 45분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의 한 야산에서 산불을 진화하다 헬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