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해양경찰청이 강원도 강릉 옥계항으로 입항한 벌크선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마약을 적발했다.

관세청·해경청은 지난 2일 강원도 강릉 옥계항에 입항한 외국 무역선 A호(3만 2000t급·승선원 외국인 20명)에서 1t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 마약을 적발했다. 이는 2021년 국내에서 필로폰 404kg이 적발된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적발량이다.

관세청·해경청은 지난 1일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수사국(HSI)으로부터 강릉 옥계항에 입항하는 외국 무역선에 마약이 은닉돼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에 90명의 요원으로 구성된 합동 수색팀은 전날 오전 6시 30분 해당 선박이 입항한 직후 배에 직접 올라 집중 수색을 실시했다.

당국은 해당 선박이 원래 별다른 화물 없이 빈 채로 옥계항에 입항한 뒤 석회석 등 수출품을 실어 나갈 예정이라고 신고된 내용을 확인했다. 해당 선박은 노르웨이 국적 무역선으로, 멕시코에서 출발해 에콰도르와 파나마, 중국을 경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 수색팀은 비어 있는 것으로 신고된 해당 선박을 수색하던 중 기관실 뒤편에서 밀실을 발견했다. 수색팀은 세관 마약 탐지견이 밀실에서 탐지 반응을 보이자 직접 수사에 나섰고 곧이어 20~30kg짜리 상자 56개를 발견했다.

수색팀은 상자 내용물에 대해 이온 스캐너(마약 판독기)와 검사 키트로 간이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상자 내용물은 코카인 의심 물질로 드러났다. 수색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의뢰를 통해 마약 종류를 최종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국과수 검사 후 내용물이 모두 코카인으로 판정된다면 전체 물량은 약 1t, 시가 5000억 원 상당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무려 2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코카인은 주로 중남미 지역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적발 물량도 중남미 쪽에서 보내진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수색팀은 배에 타고 있던 외국인 선원 20명도 전원 체포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적발량이 한두 사람이 관여해서는 싣지 못할 양"이라며 "국제 마약 조직이 연루돼 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휴대폰 포렌식 분석 조사를 거친 뒤 미국과 공조 수사를 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관세청·해경청은 합동 수사팀을 꾸려 밀수 공모 여부와 적발된 마약의 출처, 밀반입 경로, 최종 목적지 등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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