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없는 상황 속 “저희 엄마 좀 도와주세요” .. 한 자녀의 절박한 호소에 ‘울컥’

리포테라|박용민 기자|2025.04.04

SNS에 올라온 자녀들의 호소
폐업 위기 속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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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저희 어머니 가게예요. 제발 도와주세요.”

SNS에 올린 한 자녀의 절박한 외침이 1억 명의 마음을 울렸다.

끝없는 불황과 치솟는 물가, 줄어드는 손님 속에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자녀들까지 부모님을 돕기 위해 나섰다.

“도와주세요” 한마디에… 1억 명이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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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개인 SNS

지난 3월 23일, 한 누리꾼이 X(옛 트위터)에 수원 팔달구 생선구이 가게를 소개하며 남긴 글이 빠르게 확산됐다.

해당 누리꾼은 “거의 10년을 장사하고 계신데 생선값은 오르고 손님은 줄고 하루 일당도 안 나오는 상황이에요. 폐업할까 고민이세요”라고 토로했다.

이 글은 단숨에 1억 2000만 뷰를 넘기며 3만 7000번 공유됐다.

누리꾼들은 “근처에 사는데 꼭 방문하겠다”, “우리 엄마도 식당하셔서 너무 공감된다”며 댓글을 남겼고, 실제 가게를 방문한 인증샷도 잇따랐다.

가게를 알린 자녀는 “정말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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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개인 SNS

이에 다른 누리꾼들도 “부모님이 하시는 가게입니다. 염치 없지만 부탁드려요. 요즘처럼 힘든 시기는 처음이에요”라며 호소했다.

의류점, 국수집, 사진관, 꽃집 등 전국 각지에서 부모의 가게를 알리는 글이 이어지자 누리꾼들은 언급된 가게들이 표시된 지도를 만들기 시작했다.

‘많이 파세요’라는 이름의 지도에는 370여 곳의 자영업자 가게가 등록됐다.

서울 성동구청장 정원오도 SNS에서 해당 글을 접하고 직접 발걸음을 옮겼다. “성동구에 소개된 가게 네 곳을 모두 방문했다”며 “지금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지 절감하게 됐다”고 전했다.

반찬가게에서 주문한 한 누리꾼은 “친정엄마 보따리 같은 배달이 왔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찬과 함께 온 손글씨 메모엔 “딸이 트위터에 홍보했다더니 감사합니다. 김치 보내드려요. 쫄면도 서비스로 드려요.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라는 따뜻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폐업 위기 자영업자들… 숫자로 드러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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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이들의 사연은 단순한 감동을 넘어, 지금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빚을 갚지 못하는 ‘취약 자영업자’ 수는 42만 7000명에 달했다. 2년 반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저축은행에서 개인사업자가 빌린 대출의 연체율은 11.70%로 9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카드사나 캐피탈에서도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대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소득은 갈수록 줄어드는 형국이다.

지난해 사업소득 신고자의 평균 소득은 1859만 원으로, 6년 전보다 14% 이상 줄었다. 특히 하위 20%의 평균 연소득은 고작 141만 원에 그쳐 상위 20%와의 격차는 무려 98배에 달했다.

한 자영업자는 “가게 문을 열어도 가져가는 돈은 손에 꼽는다”며 “이러다 빚만 떠안고 폐업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새출발기금’ 확대했지만… 정부도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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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정부는 부실 자영업자들의 재기를 돕기 위해 2022년부터 ‘새출발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금은 원금을 감면하거나 상환기간을 늘려주는 방식으로 채무를 조정해주는 제도다.

올해 정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1조 원을 추가 출자해 새출발기금 규모를 40조 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상도 확대됐다. 처음에는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사람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2020년 4월 이후 사업을 한 자영업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그만큼 신청자도 급증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신청자는 약 11만 4000명, 신청 채무액은 18조 4000억 원에 달했다. 불과 1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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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문제는 이 기금이 늘어날수록 캠코가 떠안아야 할 손실도 커진다는 점이다. 정부는 예상 손실률을 29.5%로 보고 있다. 40조 원 중 약 12조 원은 회수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실제로 캠코의 부채비율은 2022년 145.1%에서 1년 만에 222.2%까지 치솟았다. 지금처럼 신청자가 계속 늘어난다면, 정부의 재정 건전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영업자들은 현재 장사를 이어가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고 말한다. 한 자영업자는 “가게 문을 닫아도 손해, 열어도 적자”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자녀들이 나서서 가게를 알리는 사례까지 발생하자,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관심에 그치지 않도록, 자영업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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