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람들이 겁먹었다" 한국 등에 대한 관세 90일 유예
||2025.04.10
||2025.04.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국가별 상호관세를 시행한 지 13시간여 만에 중국에 대한 관세를 125%로 올리면서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겐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 기본 관세만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정책을 공식화한 뒤 중국이 이에 맞서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존중을 보여주지 않은 점을 감안해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고 밝혔고, 이어 "중국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을 착취하던 날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을 뺀 나머지 국가들에 대해선 "미국에 보복하지 않은 75개국 이상의 요청을 고려해 90일간 관세를 유예하고, 그 기간 동안 10%의 낮은 상호관세를 적용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표는 이날 0시 1분 국가별 상호관세가 발효된 직후 나왔다. 앞서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5일부터 모든 수입품에 10%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 등 57개국을 포함한 ‘최악 침해국’에 대해선 9일부터 추가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었다.
한국의 경우 기본 관세 10%에 더해 15%가 추가돼 총 25%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이번 유예 조치로 90일간은 10%만 부과된다. 다만 철강과 자동차 등 이미 품목별로 25% 관세가 부과된 경우엔 이번 상호관세와 중복 적용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자동차 경주 선수들과의 행사에서 이번 유예 결정 이유를 묻는 질문에 "사람들이 약간 겁을 먹었다"고 답했다. 그는 "국채 시장을 보고 있었는데, 매우 까다롭다"며 "어젯밤 보니까 사람들이 좀 불안해하더라"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국 주식시장이 연일 급락하며 금융위기 우려가 커진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실제로 7일 뉴욕증시는 개장 직후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4.26%, S&P 500 지수가 4.59%, 나스닥이 5% 넘게 하락했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유예 발표 후 급반등했다. 다우존스는 2.31%, S&P 500은 3.35%, 나스닥은 4.21% 상승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관세 유예가 90일간 이뤄질 것이란 보도가 가짜 뉴스로 판결나며 시장은 다시 혼란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융시장이 며칠간 침울했는데 오늘 반등했다"며 "내가 생각하는 단어는 유연성이다. 유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벽이 있으면 통과할 것이고, 통과할 수 없을 땐 아래로 가거나 돌아가거나 넘어갈 것"이라며 정책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관세로 타격을 입는 미국 기업들엔 면제를 고려할 것이고, 어떤 기업들은 잘못이 없는데도 산업 특성상 영향을 더 받는다"며 "그들에게 유연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중국에 대해선 "보복하면 관세를 두 배로 하겠다고 했고, 그래서 그렇게 했다"고 설명하며 "중국은 합의하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시진핑 주석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과도, 모든 국가와도 공정한 합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강하게 반발하며 10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34%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중국 관세를 기존 34%에서 84%로 올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여기에 기존 20% 관세를 더해 총 104%로 적용되게 했다. 9일엔 이를 다시 125%로 인상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이 보복한 건 실수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맞으면 더 세게 되돌려준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강력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맞불을 예고했고, 이는 글로벌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은 이번 유예 조치를 환영하며 90일간 미국과 협상을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당시 한국은 비관세 장벽과 자동차 수입 규제를 이유로 25% 관세 대상에 포함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81%가 한국산"이라며 불공정 무역 관행을 지적한 바 있다. 한국과 미국은 FTA로 관세가 거의 없지만, 비관세 요소가 문제로 제기된 셈이다. 이번 유예로 한국 기업들은 당장 25% 관세 부담을 피했지만, 90일 뒤 추가 협상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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