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넘는 대기줄…이태리 고급 식료품점 같다고 미국서 난리 난 ‘한국 마트’
||2025.04.12
||2025.04.12
한식의 세계적인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들어선 프리미엄 한식 체험형 복합몰이 현지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농심그룹 계열 유통사 메가마트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한식 체험형 복합몰 '자갈치(Jagalchi)'를 열었다. 메가마트는 현재 미국에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갈치는 네 번째 매장이다. 이번에 문을 연 자갈치 1호점은 약 7000m²(약 2100평) 규모를 자랑한다.
자갈치는 단순한 식품점이나 마트의 개념을 넘어서 한국의 식문화 전반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공간이다. 이름은 부산의 대표적인 수산시장 '자갈치 시장'에서 따왔으며 한국의 정서와 맛을 미국 현지에 그대로 전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자갈치'는 K푸드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고품질 제품들을 다양하게 갖췄다. 매장에는 대표적인 한국 식품 브랜드 제품들을 비롯해 신선 식재료도 판매하고 있다. 산지 직송된 채소류, 육류, 수산물 등은 현지 한국 교포들뿐 아니라 미국 현지 소비자들에게도 한국 식재료를 직접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마트 내부에는 한국인 미슐랭 셰프 유현수 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Pogu'(포구)도 입점할 예정이다. 유 셰프는 개방형 주방으로 손님에게 볼거리와 수준 높은 품질의 한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 전통주를 판매하는 바와 60석 규모의 한국식 베이커리 카페, 반찬 가게, 분식점 등도 들어선다. 자갈치는 매장에서 참치 해체 쇼도 정기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현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자갈치 마트 1호점의 입지는 최상이다. 자갈치 마트가 들어선 곳은 샌프란시스코 도심 중앙에 있는 세라몬테 센터다. 해당 센터에는 미국 유명 백화점 브랜드 메이시스와 할인 매장 타겟, 가구점, 스포츠 센터 등이 입점해 있다. 인근 주민들이 대다수가 중산층이라 소비력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유명 한인 마트인 'H마트'의 상위 호환 버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지 매체 '샌프란시스코 스탠다드'는 자갈치의 전체적인 매장 분위기에 관해 "이틀리의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라고 평가했다. 이틀리(EATALY)는 2007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식문화 브랜드로, 현재 전 세계 20여 개국에 5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인 고급 식재료·레스토랑 복합 매장이다. 한국에도 이미 3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또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는 '매장 밖에 무려 100m를 넘는 대기 줄이 있어 아무런 준비 없이 오면 시간만 허비할 수 있다'라며 '무엇을 먹을지, 어떤 매장을 먼저 방문할지 미리 계획하고 가는 것이 좋다'라고 미국 현지에서 자갈치의 뜨거운 인기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다.
'자갈치' 오픈 이후 공식적인 방문자 수나 이용자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구글맵 리뷰에서 3.7점을 기록하고 있다. 리뷰란에는 한국인들의 이용 후기도 많았다. 한국인들은 "와우~~~ 주말엔 여기 때문에 주변 도로가 막힐 정도. 공간이 넓은데도 불구하고 방문객이 너무 많아 이동 동선이 많이 꼬임. 상품이 많지는 않지만 기존 마트들과는 확실한 차별화가 느껴짐", "한국 가게 중에 이런 곳이 있어서 뿌듯합니다. 잘 되길 바랄게요", "평일 오전에 갔다 왔고 적당히 사람들 많았습니다. 고기, 사시미, 초밥, 만들어서 파는 음식들 가격 좋고 퀄리티도 좋습니다. 여기서만 살 수 있는 공산품들도 많습니다. 너무 만족하고 자주 방문할 것 같습니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호평을 남긴 미국인도 많았다. 한 미국인은 "저는 이곳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넓고 깨끗하며 재미있었습니다. 저와 제 파트너는 이스트 베이에서 이곳을 방문했는데 상하기 쉬운 음식을 쇼핑할 준비를 미리 안 해왔습니다. 하지만 농산물과 해산물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다음에는 아이스박스를 가져갈 겁니다. 우리는 마트에서 점심으로 먹기 위해 많은 양의 간식과 테이크아웃 음식을 구입했습니다. 마트 안의 빵집에는 식사 공간도 있고 테이블 찾기도 비교적 쉬웠습니다. 초밥은 가격 대비 훌륭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김밥은 기대가 컸는데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베이커리에서 파는 차가운 음료에는 얼음이 너무 많아서 더운 날 식사할 계획이라면 식료품점에서 음료를 사 가는 게 좋습니다. 베이커리에서 파는 딸기 빵이 맛있었고 망고 케이크도 추천합니다. 다음에 재고가 있다면 피스타치오 두바이 초콜릿을 먹어보고 싶습니다. 매장 입장까지 대기시간 15분 포함해서 약 2시간 정도 소요됐습니다. 다시 방문하겠습니다"라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내용의 후기를 남겼다.
다만 높은 가격과 심한 혼잡함 때문에 혹평을 남긴 이들도 더러 있었다. 이들은 비싼 가격과 많은 이용객으로 인한 혼잡함, 매장 관리 직원 부족, 복잡한 동선 등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 대형 유통망에서도 한국 식품 브랜드의 존재감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월마트(Walmart), 코스트코(Costco), 홀푸드(Whole Foods), 트레이더조(Trader Joe's) 등 주요 유통채널에 비비고 만두, 농심 라면, 오뚜기 즉석밥, 청정원 고추장 등 대표 품목들이 입점돼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 전통 간식류, 한국식 핫도그 등도 판매되고 있다. 특히 비비고 왕교자는 코스트코 일부 매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현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자갈치'는 단순한 매장이 아닌 한식의 세계화를 실질적으로 추진하는 교두보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내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미식 경험의 장을 제공하고 한국 식품 기업에는 현지 시장 시험대이자 브랜드 경험 확장의 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