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 1편 만든 캐나다 영화감독 테드 코체프 별세...향년 94세
||2025.04.13
||2025.04.13
2019년 5편까지 이어진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람보' 시리즈는 전쟁 영웅의 화끈한 액션을 담은 영화로 유명해졌지만 1편은 달랐다.
1982년 개봉한 시리즈 1편 '퍼스트 블러드'에서 베트남전 참전 군인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그려낸 캐나다 출신 영화감독 테드 코체프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멕시코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교도통신 등 13일 외신이 전했다. 향년 94세.
1931년 캐나다 토론토의 불가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고인은 토론토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24세 때 캐나다 방송사 CBC에 입사, 최연소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1958년 캐나다를 떠나 영국에서 BBC 등과 협업하며 경력을 쌓았다.
1960년대 영화계로 뛰어든 고인은 1971년작 '웨이크 인 프라이트'로 유럽 비평가의 찬사를 받았고, 캐나다로 돌아간 뒤 '더디 크레이비츠의 수습 기간'(1974)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대상(황금곰상)을 받았다. 캐나다 영어권 영화감독이 만든 극영화가 주요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첫 사례였다.
할리우드에 진출해 '딕과 제인과 함께하는 재미'(1977), '노스 댈러스 포티'(1979) 같은 인기 영화를 만들었다.
'퍼스트 블러드'가 가장 크게 성공했다. 데이비드 모렐의 동명 소설(1972)을 각색한 이 영화의 제목은 '먼저 건 시비'라는 뜻이다. 베트남전 참전용사 존 람보가 옛 전우를 찾아 미국 한 시골 마을에 갔다가 자신을 폭행하는 경찰과 충돌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전투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퍼스트 블러드'에서 람보는 전쟁의 참상과 트라우마를 전해준 반전 캐릭터였다. 옛 상관과의 대화가 람보의 트라우마를 보여준다.
'람보' 1편은 단발성 영화로 기획됐다. 람보가 죽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초기 각본에선 경찰과 대치하던 람보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돼 있었지만, 너무 우울한 결말이라는 이유로 자수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1983년 6월17일 서울 국도극장에서 '람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1983년 8월30일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69일 동안 관객 26만명이 관람했다. '람보' 시리즈 2∼5편은 다른 감독이 만들었다. 코체프는 이후 '지옥의 7인'(1983), '베니의 주말'(1989) 등을 내놓았다.
2016년 불가리아 시민권을 취득했고, 불가리아 이웃 나라인 북마케도니아 예술위원회에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