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비·강풍과 함께 벚꽃엔딩…전국서 가장 개화 시기 늦은 벚꽃 명소
||2025.04.13
||2025.04.13
이번 주말 갑자기 불어닥친 강풍과 황사비로 미처 벚꽃 구경을 가지 못한 사람들이 가면 좋을 벚꽃 명소가 주목받고 있다.
전북 진안군 마이산은 전국에서 가장 늦게 벚꽃이 피는 곳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해마다 봄꽃 소식이 남쪽에서 시작돼 북상하면서 전국 곳곳이 연분홍빛으로 물들지만 마이산 벚꽃은 4월 중순이 넘어야 비로소 그 자태를 드러낸다. 이는 마이산이 내륙 고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해발 600미터 내외의 고도가 기온 상승을 더디게 하고 일교차가 큰 산악 지형 특성상 벚꽃의 개화 시기를 늦춘다. 같은 전북 지역이라도 다른 지역보다 1~2주가량 개화 시기가 늦은 이유다.
마이산 벚꽃은 예년 기준으로 4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4월 하순 무렵 절정을 이룬다. 올해에는 오는 15일께 만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벚꽃 개화 시기가 늦은 덕분에 남쪽 지역에서 벚꽃이 다 떨어진 후에도 진안 마이산에서는 다시 한번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올해처럼 봄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해에는 마이산 벚꽃이 다른 지역보다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마이산 벚꽃길은 진안읍에서 마이산 남부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약 3km 구간으로, 길 양쪽으로 벚꽃나무가 길게 늘어서 터널을 이룬다. 자동차보다는 천천히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여행객들에게 제격이다. 터널처럼 이어지는 벚꽃 아래를 걷다 보면 눈앞에 우뚝 솟은 마이산 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 압도적인 풍경은 봄의 생동감과 어우러져 더욱 특별한 감동을 준다. 벚꽃과 함께 진안의 자연이 어우러진 이 길은 단순한 꽃놀이가 아닌 하나의 여행 코스로 완성돼 있다. 길을 따라 걸으며 진안의 산천과 시골 풍경을 함께 만끽할 수 있는 것도 마이산 벚꽃길만의 매력이다.
마이산 벚꽃길은 주차장에서부터 마이산탑사까지 이어지는 구간과도 연결돼 있어 벚꽃 구경과 함께 마이산의 독특한 암봉과 탑사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 탑사로 올라가는 길목 곳곳에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 사진을 찍는 이들로 붐비고 다소 경사진 길을 오르면 마이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벚꽃길의 전경도 인상 깊다. 특히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의 벚꽃길은 상대적으로 한적하고 은은한 햇살이 꽃잎에 내려앉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벚꽃 명소 특성상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기 마련이다. 마이산 역시 절정기에는 방문객이 집중되지만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라 도심의 유명 벚꽃길에 비하면 여유로운 편이다.
그래도 붐비는 장소가 부담스럽다면 마이산과 비슷한 시기에 벚꽃이 피는 인근 명소로 무주 남대천 벚꽃길이나 장수 방화동 자연휴양림 일대를 추천할 만하다. 무주 남대천은 하천을 따라 벚꽃이 줄지어 피어 산책하기 좋고 장수의 방화동 자연휴양림은 숲과 계곡이 어우러져 있어 자연 속 힐링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두 곳 모두 마이산보다 덜 알려져 조용한 봄나들이 장소를 찾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마이산에서 벚꽃을 즐긴 후에는 진안의 지역 음식을 맛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마이산 아래에서 자란 산채로 만든 산채비빔밥이 있다. 신선한 나물과 고소한 참기름, 고추장이 어우러져 봄철 입맛을 돋운다. 또한 진안홍삼으로 만든 홍삼정과나 홍삼막걸리도 추천할 만하다. 피로 회복에 좋은 홍삼을 활용한 이 지역 특산물은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제격이다. 진안은 예로부터 홍삼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질 좋은 홍삼을 생산해 오고 있으며 마이산 인근 상점이나 식당에서 다양한 홍삼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진안 마이산은 벚꽃 개화가 늦어 봄의 끝자락에 또 한 번 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단순한 벚꽃 구경을 넘어 자연과 풍경, 먹거리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여행을 원한다면 진안 마이산 벚꽃길은 충분히 제값을 해낸다. 산세가 빚은 늦봄의 선물 같은 이 길에서 따뜻한 햇살과 벚꽃잎이 흩날리는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에 담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