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식 발표 “코로나는 그곳에서 퍼졌다”
||2025.04.19
||2025.04.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의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각) 홈페이지에 ‘실험실 유출’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WIV)에서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물은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의 원인이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된 자연발생이 아니라 우한의 실험실에서 진행된 연구와 관련된 사고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구체적으로, WIV에서 바이러스 돌연변이를 연구하던 중 실수로 바이러스가 외부로 퍼졌으며, 2019년 가을 WIV 소속 연구원들이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주장은 바이러스가 실험실 환경에서 관리되다가 부주의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강조하며, 중국 정부가 초기 대응에서 투명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주장은 지난해 12월 공화당이 주도한 미 하원 보고서와 맥락을 같이한다. 공화당이 이끄는 하원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특별 소위원회’는 520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를 일으킨 SARS-CoV-2 바이러스가 우한의 실험실에서 연구 중 사고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는 WIV에서 진행된 바이러스 돌연변이 연구, 특히 이른바 ‘기능 획득(gain-of-function)’ 연구가 위험한 병원체를 다루는 과정에서 안전 문제를 야기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2019년 9월 WIV에서 비정상적인 활동이 포착됐다고 주장하며, 연구소가 민간 통제에서 군 통제로 전환되고, 환기 시스템을 긴급히 재정비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보고서는 백악관 홈페이지에 다운로드 링크로 게시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됐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진실을 미국인에게 알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팬데믹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하며, 중국 정부가 초기 정보를 은폐하고 국제 사회의 조사를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코머 위원장은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며 팬데믹 초기에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대통령이 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중단한 결정을 지지하며, 이는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정당한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논쟁은 미국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023년 2월 코로나19가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앙정보국(CIA)도 지난 1월 25일 보고서를 통해 비슷한 결론을 내렸지만, 이 평가에 대해 ‘낮은 신뢰도’를 표명하며 새로운 정보가 아니라 기존 정보의 재분석에 기반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 역시 2023년 실험실 유출설을 지지하는 보고서를 발표했으나, 역시 신뢰도가 낮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가정보위원회(NIC)를 포함한 일부 정보기관은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다른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파된 자연발생설을 더 설득력 있는 가설로 본다. 이들은 바이러스의 유전적 특성과 과거 사스, 에볼라 같은 질병의 전파 패턴을 근거로 실험실 유출설에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팬데믹 초반부터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며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거나 실험실에서 유출됐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2020년 4월 30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증거를 봤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그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또는 ‘우한 바이러스’로 부르며 중국 정부가 팬데믹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초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으며, WHO가 중국의 입장을 대변해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발언은 중국과의 외교적 긴장을 고조했고, 일부에서는 반아시아 정서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러스 기원 논쟁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2020년 4월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정보기관에 실험실 유출설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도록 압력을 가했다. 일부 정보 분석가는 이러한 압력이 객관적인 평가를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은 WIV가 바이러스의 기원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중국 정부가 외부 전문가의 연구소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실험실 유출설을 ‘터무니없는 음모론’으로 일축하며, 바이러스가 우한의 해산물 시장에서 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연발생설을 지지하는 과학자들과도 갈등을 빚었다.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자연적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실험실 유출설에 반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전 소장에 대한 경호를 철회하고 그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정치적 보복에 나섰다. 일부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팬데믹 대응 실패에 대한 비판을 중국으로 돌리기 위해 실험실 유출설을 부각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백악관이 과학적 증거보다 정치적 메시지를 우선시하며,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 창구를 정부 비판자들을 공격하는 도구로 전환했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실험실 유출설에 강하게 반발하며 이를 ‘정치적 조작’이라고 규정했다. 2020년 5월 WIV 소장 왕얀이는 바이러스가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이 ‘순전한 조작’이라고 반박하며, 연구소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미국이 투명한 조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2021년 WHO 조사단이 우한을 방문해 실험실 유출설을 조사했으나,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고, 자연발생설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이 조사는 중국 정부의 협조 부족으로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은 미국 내에서도 논란을 낳았다. 일부 과학자는 바이러스의 유전적 특성이 인위적 조작의 흔적을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실험실 유출설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2019년 말 우한 화난 해산물 시장에서 발견된 초기 감염 사례와 바이러스의 동물 기원 가능성을 근거로 자연발생설을 지지했다. 반면 실험실 유출설을 지지하는 이들은 WIV의 안전 관리 문제와 2019년 11월 연구원들의 병원 방문 기록을 근거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1년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지시했으나 여전히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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