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처럼 생겼는데… 한국에선 무려 ‘3배’나 비싸다는 의외의 식재료
||2025.04.20
||2025.04.20
양파처럼 생겼지만, 한국에서는 3배나 비싼 식재료가 있다. 단맛과 알싸한 맛이 함께 살아 있어 한 번 맛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다. 프랑스 요리의 비밀 병기로 불리는 이 식재료는 '샬롯'이다.
샬롯은 부추속(Allium)에 속하는 뿌리채소로, 양파와 마늘의 사촌 격이다. 2010년까지는 별도 종(Allium ascalonicum)으로 분류됐지만, 현재는 양파의 재배종으로 본다. 겉모습은 작은 양파를 닮았고, 속은 연한 보라색을 띠며 마늘처럼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자란다. 크기는 보통 3~5cm이며, 껍질은 회색, 갈색, 붉은색 등으로 다양하다. 단단하고 수분이 적어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샬롯의 기원은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 추정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약용으로 사용됐고, 샬롯이라는 이름은 고대 가나안 도시 아슈켈론(Ascalon)에서 유래했다. 십자군이 11세기경 유럽으로 전파했다는 설이 있다. 중세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도 이미 널리 쓰였고, 오늘날 프랑스,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 등지에서 널리 소비된다. 특히 가나 남동부에는 샬롯을 전문으로 재배하는 지역도 있다.
양파와의 차이는 외형과 맛에서 뚜렷하다. 양파는 하나의 둥근 형태로 자라 껍질을 벗기면 여러 겹의 고리가 나오지만, 샬롯은 마늘처럼 조각으로 나뉘어 송이를 이룬다. 맛은 양파보다 더 섬세하고 단맛이 있다. 마늘의 알싸한 풍미도 있다. 샬롯은 조리 시 양파보다 빠르게 캐러멜화돼 소스나 드레싱에 단맛을 더한다.
영양 성분에서도 차이가 있다. 샬롯은 섬유질, 비타민 B6, 비타민 C, 망간, 엽산이 풍부하고, 칼로리는 100g당 약 72kcal로 양파(40kcal)보다 높지만 미량 영양소는 더 많다.
집에서도 샬롯을 재배할 수 있다. 샬롯은 씨앗이 아닌 구근(갈라진 조각)으로 번식하며, 북반구에서는 9~10월에 심고 7~8월에 수확한다. 심을 때는 구근의 윗부분이 흙 위로 살짝 보이게 해야 하며, 뿌리가 자리 잡으면 흙을 살짝 걷어준다. 비료가 많은 밭은 피하고,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장소가 적합하다. 창턱 화분에서도 키울 수 있다. 서리에도 강한 편이라 초보자도 재배에 도전할 수 있다. 다만 양파보다 까다롭고, 시간이 더 들어 상업 재배에서는 비용 부담이 크다.
한국에서는 샬롯이 양파만큼 흔하지 않다.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고, 가격은 양파의 2~3배 정도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샬롯은 200g에 약 4000~6000원 선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서양 요리 레시피에 따라 샬롯을 사용한다. 프랑스 요리에서는 ‘에샬로트’로 불리며 소스, 드레싱, 스튜에 꼭 들어간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볶음밥과 커리에 사용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바왕 메라’라 불리며 튀긴 샬롯칩(바왕 고렝)으로 즐긴다. 미국에서는 Hersey 샬롯이, 프랑스에서는 French gray 샬롯이 인기다.
샬롯의 맛은 양파의 단맛과 마늘의 알싸함이 어우러진다. 생으로 먹으면 매콤하지만, 익히면 단맛이 살아난다. 영양 면에서는 알리신이 풍부해 혈액 순환에 도움을 주고, 항균 작용으로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샬롯은 여러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프랑스식 비네그레트 드레싱을 만들 때는 샬롯 1개를 곱게 다져 식초 3큰술, 올리브 오일 6큰술, 디종 머스타드 1작은술과 섞는다. 샬롯을 식초에 10~15분 재워두면 매운맛이 줄어든다. 스테이크 고명으로는 샬롯 2개를 얇게 썰어 버터 1큰술에 중약불에서 5~7분간 볶아 투명해질 때까지 조리한다.
열무김치나 물김치에 양파 대신 샬롯을 다져 넣거나, 콩나물무침에 생샬롯을 얇게 썰어 넣으면 향과 식감이 살아난다. 샬롯칩은 샬롯 3개를 얇게 썰어 기름 200ml에 160~170℃에서 3~5분 튀긴 뒤, 소금 1꼬집으로 간하면 완성이다.
샬롯은 손질 시 주의가 필요하다. 껍질이 얇고 단단하게 붙어 있어 벗기기 어렵다. 윗동과 아랫동을 자르고, 반으로 가르면 쉽게 벗길 수 있다. 크기가 작아 칼질이 어려울 수 있으니 날카로운 칼을 사용하는 게 좋다. 하루 섭취량은 50~100g 정도가 적당하며, 과다 섭취 시 속쓰림이 있을 수 있다.
샬롯은 수확 시기가 중요하다. 7~8월이 주 수확기이며, 잎이 노랗게 변하고 구근이 단단해질 때 캐면 된다. 너무 이르면 크기가 작고, 너무 늦으면 갈라져 저장성이 떨어진다. 수확 후에는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에 말려야 한다. 껍질이 붙은 샬롯은 상온에, 벗긴 샬롯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상온 보관은 2~3주, 냉장 보관은 3~4주 가능하다.
샬롯은 작지만, 존재감이 확실한 재료다. 프랑스 요리의 섬세함, 한식의 감칠맛, 동남아 요리의 풍미를 완성하는 데 한몫한다. 요리에서 샬롯을 꺼내 들면 평범했던 한 접시가 확연히 달라진다.
매일 보는 나만의 운세 리포트! 오늘 하루는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