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 오히려 기회다”… 5조 매출 노리는 한국 기업의 ‘승부수’
||2025.04.20
||2025.04.20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에도, 금호타이어는 오히려 이를 성장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매출 5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에 고성능 타이어와 미국·유럽 현지 생산 확대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린 금호타이어는 관세 압박을 돌파하며 올해도 최고 매출을 갱신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관건은 관세 부담을 뛰어넘을 수 있는 고수익 제품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입지 강화다.
금호타이어 임승빈 영업총괄 부사장은 지난 15일 경기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엑스타 익스피리언스 데이’ 현장에서 “5조 원 목표는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오히려 보수적인 수치”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 5381억 원, 영업이익 5906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3.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2.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3.0%로 전년 대비 2.8%포인트 상승했다.
그럼에도 미국발 관세 변수는 금호타이어에게 큰 숙제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연간 1500만 개의 타이어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 중 1100만 개가 수입 제품으로 고율 관세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국 타이어 자급률이 30%에 불과한 상황에서 금호타이어는 현지 공장 증설을 통한 대응에 나섰다. 조지아주 공장은 이미 옆 부지를 확보해 증설 여건을 갖춘 상태다.
정일택 대표이사는 “5년 단기 계획에 전 세계 공장들의 생산능력 증설이 포함돼 있다”며 “관세 때문에 투자 우선순위가 바뀌진 않겠지만, 미국 내 생산 확대는 유연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 역시 불가피한 선택지로 거론된다. 임 부사장은 “현재 관세가 유지된다면, 타이어 가격이 오르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며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공장 건설도 본격화된다. 금호타이어는 유럽 첫 현지 생산기지를 폴란드, 세르비아, 포르투갈 중 한 곳으로 압축해 검토 중이다. 1단계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데 약 8000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임완주 경영기획본부장 전무는 “연간 5000억 원의 현금 흐름으로 건설 자금 충당이 가능하다”며 “유럽 시장에서의 생산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수익성 확보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술 난도가 높은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며 “선진국 판매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호타이어는 초고성능 타이어 브랜드 ‘엑스타(ECSTA)’의 신제품 3종을 처음 공개했다.
‘엑스타 스포츠 S’, ‘엑스타 스포츠’, ‘엑스타 A/S’는 정교한 핸들링, 소음 저감, 내마모 성능 등 고성능을 무기로 전기차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다.
정 대표는 “유럽 성능평가 기관에서 메이저 브랜드와 견줘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이번 신제품들이 고급차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엑스타 스포츠 S’와 ‘엑스타 스포츠’는 유럽연구소에서 4년에 걸쳐 개발됐고, 유럽에서 출시 직후 높은 테스트 성적을 받았다. 북미에 먼저 선출시된 ‘엑스타 A/S’는 사계절용 제품으로, 겨울철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임 부사장은 “엑스타는 단가가 가장 높지만 판매량도 많은 제품군이라 수익 기여도가 크다”며 “글로벌 매출의 25~30%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