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더하니 2천만 원대 후반” … 382km 주행, 연비 한계 깨뜨린 국산車의 ‘정체’
||2025.04.30
||2025.04.30
“이 가격, 진짜일까?”
실구매가를 들은 소비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기아가 야심 차게 선보인 브랜드 첫 전기 세단 ‘EV4’가 국고보조금과 지자체 지원금을 더해 내연기관 세단과 비슷한 가격대에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SUV 일색이던 전기차 시장에 균열을 내겠다는 기아의 전략은, 높은 효율과 탄탄한 기본기까지 갖춘 EV4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아가 지난 3월 공식 출시한 EV4는 준중형급 전기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전기 SUV에 버금가는 주행 효율과 실내 공간을 갖춘 모델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에 확정된 국고보조금은 트림에 따라 491만~565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각 지자체 지원금을 더하면 스탠다드 트림 기준 실구매가는 2700만원대부터 시작해,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세단과 큰 차이가 나지 않게 된다.
기아는 이러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 판매 목표를 약 2만5000대로 설정했다. 기존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이 큰 장벽이었던 만큼, 이번 EV4의 가격 전략은 소비자 접근성을 대폭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EV4는 전륜구동 기반 E-GMP 플랫폼을 적용해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두 가지 버전을 제공한다. 스탠다드는 58.3kWh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최대 382km, 롱레인지는 81.4kWh 배터리로 최대 533km를 주행할 수 있다.
특히 롱레인지 모델은 5.8km/kWh라는 동급 최고 수준의 전비를 자랑한다. 디자인 면에서도 공기 저항 계수 0.23을 기록하며, 패스트백 스타일 외관으로 공력 성능과 스타일을 모두 잡았다.
실내는 1열 열선 시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주요 편의 사양이 기본 탑재되어 상품성 또한 탄탄하다. 옵션 구성을 합리적으로 짜면서도, 풀옵션 차량 가격이 4000만원 초반대에 그친다는 점도 강점이다.
한편,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기아가 지난해 선보인 소형 SUV ‘EV3’는 3000만원 중반 가격으로 반년 만에 12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도 출시 3개월 만에 8657대가 팔렸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3000만~4000만원대 전기차 판매 비중은 2023년 12.5%에서 2024년 32.8%로 크게 늘었다.
이제 소비자들은 친환경성보다 경제적 효율성을 우선 고려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의 ‘2025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 결과, 한국 소비자가 전기차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료비 절감(57%)이었고, 그다음은 환경 보호(43%), 유지보수 비용 절감(38%) 순으로 나타났다.
EV4의 합리적인 가격 책정과 뛰어난 연비 효율은 이런 소비자 심리를 정확히 겨냥했다. 기아는 EV4를 통해 ‘가성비’를 원하는 대중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