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후회가 운명 뒤집었다”… 세계가 인정한 삼성의 ‘승부수’
||2025.05.06
||2025.05.06
“외국어를 더 열심히 공부했어야 했는데….”
지난 2023년,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신입사원 앞에서 털어놓은 아쉬움이 삼성의 운명을 바꾸는 출발점이 됐다.
그저 지나가는 회고처럼 들렸던 이 말은 전사 차원의 변화로 이어졌고, 글로벌 역량을 높이는 승부수로 발전했다.
외국어 교육 확대와 인재 영입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삼성이 펼친 전략은, 이제 세계 무대에서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총 7개 외국어 회화 시험에 대해 연 2회 응시료를 전액 지원하기로 공지했다.
지원 시험에는 영어·중국어·일본어는 물론, 베트남어와 러시아어, 스페인어도 포함됐다. 시행 시점은 오는 6월부터다.
사내 회화 평가 사이트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지원 횟수를 초과하거나 시험에 결시할 경우 응시료는 급여에서 차감된다.
삼성은 기존에도 OPIc, TSC, SJPT 등 외부 공인 회화 시험을 내부에서 운영해왔다.
사내에서 진행되는 시험이기에 외부에서는 인정받을 수 없지만, 사내 고과나 승진, 해외 주재원 선발 등에 직접 반영된다.
이 같은 조치는 이 회장이 강조해온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신입사원들을 만나 “외국어를 더 많이 배워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그 나라의 가치관과 사고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외국어 공부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한 인재들을 영입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마우로 포르치니를 디자인 총괄 사장(CDO)으로 영입했는데, 외국인을 디자인 조직의 수장으로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르치니 사장은 필립스, 3M, 펩시코 등 글로벌 기업에서 디자인 리더로 활약해온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SNS에 “삼성에서의 도전은 나의 창조성과 영향력을 확장하는 여정의 연속”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와 함께 삼성은 북미 유통 전문가인 소피아 황-주디에쉬를 글로벌 리테일 전략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캐나다 허드슨스베이 백화점, 울타 뷰티, 유아용품 브랜드 카터스에서 고위직을 역임하며 유통 현장을 누볐던 실력파다.
삼성은 이들을 통해 제품뿐만 아니라 유통과 마케팅 전략까지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임원 대상 영상 메시지에서 “국적이나 성별과 무관하게, 경영진보다 더 뛰어난 인재를 데려와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인사도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의 인재 전략이 ‘실력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삼성의 이런 노력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브랜드 평가 전문기관 렙트랙(RepTrak)이 최근 발표한 ‘2025 글로벌 평판 100대 기업’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전체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기업 중에선 유일하게 LG그룹(23위)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렙트랙은 14개 산업군과 21만 건 이상의 설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판을 평가하는데, 삼성은 혁신 기술력, ESG 전략, 글로벌 캠페인에서 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기술을 넘어 진정성 있는 브랜드 전략이 글로벌 소비자와의 신뢰를 강화했다”고 설명하며, 삼성의 성과를 다시 한번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