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1위 메뉴인데 “가격이 왜 이래?”… 사장님이 밝힌 ‘속사정’ 들어보니 ‘이럴 수가’

리포테라|권용희 기자|2025.05.17

치킨값 줄줄이 오르는데
사장님들 “우리도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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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배달 메뉴 1위 자리를 굳건히 차지하고 있는 치킨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순살 한 마리에 2만5천 원 가까이 호가하는 상황에서 소비자와 자영업자 모두 깊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가격 인상의 배경엔 겹겹이 쌓인 수수료, 인건비, 공급난이 숨어 있었으며, 점주들 역시 “어쩔 수 없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치킨값 왜 오르나… “팔아도 남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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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지코바치킨은 지난달 전 메뉴 가격을 2천500원씩 올렸고, 이에 따라 주력 메뉴인 순살양념치킨은 2만3천500원이 됐다.

본사 관계자는 “물류대금을 줄이며 가맹점의 수익을 지켜왔지만, 배달 수수료와 인건비 상승이 감당이 안 돼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자담치킨은 프랜차이즈 중 처음으로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이 다른 ‘이중가격제’를 본격 도입하며 가격을 2천원 인상했다.

본사 측은 “가맹점주들이 오래전부터 요청했지만, 소비 위축을 우려해 미뤄왔다”며 “대안이 없어 결국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굽네치킨, 맘스터치 역시 일부 가맹점에서 이중가격제를 시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 주문이 중심인 치킨 브랜드의 배달가 인상은 실질적 가격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수수료에 휘청이는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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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포장 주문은 원래 배달 수수료가 없어 저렴했지만, 최근 배달앱들이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해 업주들도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부터 포장 주문에도 6.8%의 수수료를 매기기 시작했다. 요기요도 7.7%를 부과하고 있으며, 쿠팡이츠도 내년부터 유료화를 예고했다.

서울 동대문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포장 할인도 없애고 음료 서비스도 못 주게 됐다”며 “단골들이 비싸졌다고 하면 가게로 직접 전화해 달라고 부탁한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욕심 부리는 것도 아닌데 손님한테 오해받는다”고 토로했다.

공급도 불안… 닭고기 수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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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이와 함께 순살 닭고기 수급난까지 덮쳐 일부 가맹점은 메뉴 판매조차 어렵다.

굽네치킨 가맹점주협의회는 “10개 주문하면 3개밖에 안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일부 매장은 매출이 20%나 줄었다”고 설명했다.

교촌치킨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부분육 중심의 이 브랜드는 수급 부족으로 메뉴 매출이 30% 넘게 빠졌고, 전체 매출은 20%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

푸라닭 치킨 역시 2월부터 순살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조류 인플루엔자, 기후 변화, 재고 누적 등 복합적 원인이 얽힌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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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정부는 육계 출하량 감소를 우려하며, “최근 종란의 생육 상태가 개선되어 다음 달 말부터는 공급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치킨값 급등 문제를 단순한 자영업자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숙명여대 이홍주 교수는 “지속 가능한 유통 생태계를 위해선 정부와 플랫폼, 소비자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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