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싫어"→"나가라"...‘젊은 보수’ 이준석, 대학가 유세 수난
||2025.05.30
||2025.05.30
'이대남' 열풍을 지렛대 삼아 국민의힘 당 대표까지 올랐던 이준석(40)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견고한 지지 기반으로 여겼던 대학가 유세 현장에서 잇따라 수난을 겪고 있다.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29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앞 안암역 부근. 이틀 전인 27일 대선후보 3차 TV토론에서 한 여성혐오 발언에 대한 비판이 커지던 상황이었다. 고대 안암 캠퍼스 후문 쪽에 개혁신당 유세차가 도착한 가운데 여성 선거운동원이 “이준석”을 외치면 군중 쪽에서 “나가라” "꺼져라"는 구호가 반복됐다.
와중에 한 젊은 남성이 이준석 후보를 겨냥해 “40대 윤석열”이라고 외쳤다. 이후 이준석 후보가 도착해 연설에 나섰다. 그는 “1번을 뽑으면 환란이 오고, 2번을 뽑으면 내란을 청산하지 못할 수 있다”며 “4번을 뽑으면 새로운 앞길로 갈 수 있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의 발언 도중에 “윤석열이나 책임져라”라고 비꼬는 소리가 들렸다. 연설이 끝나고 이 후보가 시민과 기념 촬영을 하는 동안 한 남성이 “윤석열 당선할 때 (당) 대표했는데 사과할 생각 없으십니까? 윤석열 당선에 일등공신 아니십니까?”라고 항의했다.
그는 이 후보를 향해 “갈라치기 정책 그만하시죠. 어떻게 당신이 2030을 대표한다고 감히 참칭할 수 있습니까?”라고도 항의했다. 이날 고려대 교내에는 "이준석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지난 22일에는 '학식 먹자 이준석' 캠페인차 인하대를 방문, 재학생들과 점심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이때 일부 학생들은 구내식당 식탁 위에 '충격, 펨코(에펨코리아)보고 정치하는 정치인이 있다?!' '인하대는 혐오를 환영하지 않는다' '하버드 졸업: 18년 전, 정치 경력 : 13년, 대표 업적 : 갈라치기'라는 문구가 적힌 태블릿 PC를 올려놔 눈길을 끌었다.
학생 게시판으로 보이는 곳에는 '인경호(인하대 내 호수) 앞에도 홍매화 한그루 심어주세요'라는 종이가 붙기도 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해 9월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칠불사 홍매화' 사건을 두고 이 후보를 비꼰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명씨는 경남 하동군 칠불사에서 천하람 의원이 홍매화를 심기 위해 삽질하는 모습과 이를 지켜보는 이 후보의 사진을 공개했다.
또 이 후보가 찾은 학생회관 출입문에는 '대학생 공약도 없는데 학식은 왜 먹어요?'라는 전단도 붙었다.
지난 17일 이 후보는 비오는 날임에도 우의를 입은 채 직접 리어카를 끌고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유세에 나섰다. 그는 "유세차를 타고 구석구석 다니기에는 골목의 통행에 장애가 되는 요소가 많고, 눈높이를 유권자에 맞추겠다는 생각"이라며 리어카를 끌고 좁은 골목을 누볐다.
그간 보기 힘들었던 참신한 유세 방법이라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정작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대목은 따로 있었다.
이 후보가 리어카를 끌고 시민들에게 호소하며 지나가던 상황에서 한 남성이 "시끄러 임마!"(12.3 비상계엄 당시 경찰에 막혀 국회 진입을 못한 채 대치하던 중 한 보좌관이 월담을 제안하자 나온 이 후보의 말)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어 젊은 여성 행인의 이준석 후보를 향한 "진짜 싫어~"란 찐 육성이 유튜브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박근혜 키즈'로 데뷔해 정치인생 14년 동안 젊은 세대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아온 젊은 보수 정치인이 시험대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