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건 듣도 보도 못했다”… 북한의 ‘기상천외’ 행보에 전문가들 ‘말도 안 돼’
||2025.05.30
||2025.05.30
북한이 진수 도중 넘어져 손상된 신형 구축함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선체에 풍선으로 보이는 물체를 매단 모습이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됐다.
이 황당한 복구 방식은 미국과 한국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일부는 이를 ‘궁여지책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진 참사는 북한이 얼마나 해군 전력 강화를 절박하게 추진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며, 이를 계기로 당 간부까지 구속되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그 속엔 ‘제2격 능력’ 확보라는 북한의 군사 전략 변화가 숨어 있다.
사고는 지난 21일, 청진조선소에서 열린 진수식에서 벌어졌다. 5천 톤급 신형 구축함이 물에 띄워지는 순간 배가 기울며 일부가 침수되고 선체가 파손된 것이다.
이를 바로 눈앞에서 지켜본 김정은 위원장은 “범죄적 행위”라며 격노했고, 당일 즉시 책임자 처벌과 복구 지시가 내려졌다.
며칠 뒤 조선중앙통신은 군수공업부 리형선 부부장이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실무 간부에 그치지 않고 당 중앙 간부까지 책임을 묻는 이례적인 대응이었다.
북한은 사고 발생 하루 만인 22일, 관영매체를 통해 진수 실패를 공개했다.
이는 북한으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태도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두고 “김정은이 해군 전력 강화를 절체절명의 과제로 보고 있다는 반증”이라 평가했다.
더 놀라운 장면은 이후 위성사진에서 드러났다. 미국 해군분석센터 소속 연구원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기울어진 전함 위에 다수의 공중에 떠 있는 물체를 부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수포로 가려진 구축함의 모습과 그림자 등을 분석한 결과, 이 물체들은 풍선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군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북한이 풍선형 물체를 배에 매달아 침몰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 장면을 디즈니·픽사의 영화 ‘업(Up)’에 비유하며 “영화처럼 배를 띄우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식이 통상적인 해상 복구 기법은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잠수함장 출신 최일 소장은 “배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도록 부력을 확보하는 임시 조치”라며, 구조 작업 자체가 임기응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도 “솔직히 이런 방식은 처음 본다”며 “기술적으로 가능한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구축함은 북한이 최근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해상 전력 강화 계획의 일환으로 건조된 전함이다.
미국과 한국군에 따르면, 북한 해군은 병력 6만명, 전함 420척, 잠수함 70척을 보유하고 있으나 대부분은 구형으로 전투력이 크게 떨어지는 실정이다.
북한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신 전투함 건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번에 사고를 낸 구축함도 지난달 진수된 ‘최현’호와 같은 5천 톤급 신형이다.
이들 함정에는 수직발사장치(VLS)와 러시아제 방공시스템까지 탑재된 것으로 추정되며, 해상에서 지상까지 타격 가능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운용 능력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목표는 단순한 방어 능력 확보를 넘는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전력을 갖춘 상황에서, 해상 전력을 보완해 ‘제2격’ 능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는 상대의 선제 핵공격을 받은 후 보복 공격이 가능한 능력을 의미하며, 실제로 김정은은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군사 우선 과제로 지목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로 핵잠수함을 배치하기까지는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번 사고로 시험 장비 설치와 작전 능력 확보 일정도 더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자국 해군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방식의 복구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위성사진에 포착된 구축함 위의 풍선은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는 단적인 사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