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부터 '서울의봄' 제작자까지..영화계 바람은?
||2025.06.04
||2025.06.04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는 백범 김구 선생의 꿈이 이제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문화가 꽃피는 나라를 만들겠다."
4일 제21대 대통령에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통해 '글로벌 소프트파워 빅5'에 드는 '문화강국'을 일구겠다고 선언했다. 심각한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한국영화계는 이를 반기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기대했다. 특히 "지금 영화계는 중증외상센터에 누워 있는 응급환자와 다름 없다"고 진단한 일부 영화관계자들은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의 시급한 지원"을 요청했다.
영화계의 이 같은 바람과 기대, 요청은 2019년 '기생충'의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및 미국 아카데미상 4관왕이 상징하듯 그 세계적 위상이 높아진 한국영화와 관련 산업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위기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영화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산업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감염병 사태가 종식된 지 2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그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극장 관객수는 1억2313만명으로, 감염병 사태 이전인 2017~2019년 평균 2억2098만명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영화산업 종사자들은 "스크린 독과점, 홀드백, 객단가, 민관협력 거버넌스 개선 등 영화계에 산적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나갈 것을 새 정부에 요청했다. 또 "중국시장이 다시 열리는 것이 지금으로서 가장 빠르고 확실한 시장의 돌파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한한령 해제를 위한 새 정부의 노력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에 전하는 영화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윤제균 한국영화감독조합 공동대표('영웅' '국제시장' 등 연출)
"지금 영화계는 중증외상센터에 누워 있는 응급환자와 다름 없다. 그만큼 위태로운 상황이다. 한국영화는 지난 100년 동안 관객과 함께 웃고 울며 국민의 삶을 위로해왔다. 응급환자가 된 영화(산업)에 대해 부디 외면하지 마시고 많은 관심과 응원, 지원을 부탁드린다."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시민 노무현' '그들이 죽었다' 등 연출)
"다양성 실종이 영화산업의 문제이다. 독립영화, 예술영화는 물론 상업영화 분야에서도 중소 규모의 영화에 대해 아낌없이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제작뿐 아니라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만날 수 있도록 극장의 스크린 독과점, 홀드백의 개선도 필요하다. 그리고 지난 정부에서 지역 영화와 독립영화, 영화제에 대한 지원이 축소됐다. 이를 위해 영화진흥위원회의 거버넌스가 개선돼야 할 것 같다."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제작사 명필름 대표, '길위에 김대중' '아이 캔 스피크' 등 제작)
"중소 규모 영화사들은 일찍이 사라졌고, 영화산업이 대기업 중심으로 유지되어오다 이제 그마저도 무너져 30년 전으로 돌아가 있는 상태다. 다행히 영화인들은 지난해부터 22개 단체가 모여 위기 극복을 위한 영화인연대라는 단체 를 만들고 활발히 대안을 모색해 왔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 등을 통해 영화계와 함께 대안을 토론해 시급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구축해 정부, (영화산업)현장, 국민이 정확한 소통으로 시급하게 대안을 마련해 나가면 그래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동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제작사 레드피터 대표, '미성년' '부산행' 등 제작)
"한국 영화산업을 회복시키는 게 첫 번째다. 2007년 국고 출연으로 2000억원을 지원받은 덕분에 2019년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런 마중물이 필요한 때다. 그 마중물이 중예산 규모 영화에 집중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하고, 당장 몇 년 동안 멈췄던 기획·개발의 실질적 지원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면서 홀드백이나 극장 객단가 등 이슈에 대해 긍정적인 시너지를 얻을 수 있게끔 유도하는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데 새 정부와 뜻을 모았으면 한다."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야당' '서울의 봄' 등 제작)
"영화계는 그동안 영화인들과 영화인연대를 통해 영화계 문제들을 충분히 얘기해왔다. 얼마 전에는 영화인연대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홀드백과 객단가 문제 등을 논의했다. 추진력이 강한 대통령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 내용들을 귀담아들으면서 최대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 실천이 중요하다. 전 정권에서 집행이 되지 않고 실천이 되지 않은 것들이 잘 해결되면 좋겠다."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범죄도시' 시리즈 '1947 보스톤' 등 제작)
"이재명 대통령은 문화강국이 곧 경제강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줄곧 말씀해왔다. 실제 문화 콘텐츠 수출이 100% 증가할 때 소비재 수출은 180%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제 성장이라는 실용적 측면에서라도 문화산업 전반에 전에 없던 강력한 지원을 바라며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복원해 9년간 이어지고 있는 한한령을 꼭 풀어주십사 부탁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