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사면 무조건 돈방석이라더니” … 불과 5년 만에 벌어진 잔인한 현실에 ‘피눈물’
||2025.06.30
||2025.06.30
서울 부동산 시장의 ‘공식’이 뒤집혔다. 한때 ‘아파트는 언제나 오른다’는 믿음을 품고 투자에 나섰던 이들에게 최근 데이터는 그 믿음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5년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연립다세대, 이른바 빌라 매매가 상승률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아파트 상승률을 넘어서며 주택 유형보다 입지의 가치가 투자 수익률을 좌우하는 새로운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집토스’가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빌라 매매가 상승률은 25.8%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아파트 상승률은 19.7%에 그쳤다.
이는 ‘아파트=성공 투자’라는 등식을 흔드는 결과로, 전용면적 59㎡ 기준으로 보면 강남 빌라는 1억 3646만 원이 오르며, 노도강 아파트의 상승분(8744만 원)보다 약 5000만 원 더 높았다.
10년 단위로 보면 상황은 다르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의 상승률을 비교하면 노도강 아파트가 115.5%로, 강남3구 빌라(102.4%)보다 13%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최근 5년간의 흐름만 놓고 보면 입지의 힘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여전히 강남3구의 고가 거래 쏠림 현상도 뚜렷했다. 올해 1~4월 사이, 강남3구에서는 총 1633건의 신고가 거래가 성사됐으며, 노도강 지역(65건)의 25배에 해당한다.
전체 거래 대비 신고가 비율을 따져봐도, 강남은 32.7%가 신고가를 기록한 반면, 노도강은 고작 2.8%였다. 이는 강남에서는 아파트 거래 3건 중 1건이 최고가를 경신할 때, 노도강에서는 100건 중 3건도 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국민평형(전용 84㎡ 기준) 매매가 역시 격차가 컸다. 강남3구는 평균 23억 8370만 원을 기록해 직전 고점이었던 2024년 대비 11.1% 상승했다. 반면 노도강은 7억 3662만 원으로, 2021년 고점보다 오히려 5.6% 하락했다.
다만 이번 현상이 절대적인 추세로 굳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신중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강남 아파트의 급등이 전세사기 등으로 기피되던 빌라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았다”면서도 “분석 기간이 짧고, 시장 흐름은 언제든 반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사례에 따르면, 강남권의 급등 이후 약 6개월 시차를 두고 비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따라오던 흐름도 있었던 만큼, 중장기적 변화로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 시장의 중심축이 ‘아파트 불패’에서 ‘입지 우위’로 이동하고 있는 지금, 투자자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지 다시 고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