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집드론에 대한 대응 전략을 단순한 매뉴얼이 아니라, 마치 생물의 DNA처럼 조직과 시스템에 깊이 각인된 '대응 DNA'로 재정의” 한국대드론산업협회 장병철 부회장
1. 서론: 새로운 위협의 부상최근 분쟁에서 군집드론(swarm drones)이 전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군집드론은 다수의 드론이 실시간 통신과 AI 기반 자율 협업을 통해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이며 임무를 수행하는 첨단 무기체계다. 이러한 군집드론은 전통적인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심리적 공포와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신개념 위협으로 부상했다. 그 위력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의 최근 작전에서 극명히 드러났다. 우크라이나는 2025년 6월, 이른바 '거미집 작전'으로 러시아 본토의 공군 기지들을 기습 타격했다. 우크라이나는 소형 자폭 드론 수십 기를 러시아 영내로 밀반입한 뒤, 4곳 이상의 거점에서 동시다발 공격을 감행했다. 그 결과 투폴레프 Tu-160 초음속 폭격기 등 전략폭격기 약 40대를 파괴하거나 손상시키며, 러시아에 70억 달러(약 9조 7천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드론 한 대 가격이 수백만 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저비용으로 고가의 전략자산을 무력화한 셈이다. 이 작전은 1년 6개월간 치밀하게 준비되었고, 드론들은 화물 트럭과 조립식 건축자재 상자 등에 위장되어 운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17대의 FPV 드론이 투입되었고, 러시아의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원격 조종된 것으로 전해져 방어 측의 허를 찔렀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가 방금 전쟁의 규칙을 다시 썼다"며 1941년 진주만 공습에 비유하기도 했다. 군집드론은 더 이상 전장이 안전한 후방이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되었다. 한편 이스라엘은 2025년 6월 중순, '일어서는 사자 작전'(Operation Rising Lion)을 통해 이란의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했다. 12일간의 단기 전쟁 동안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 능력과 탄도미사일 전력을 크게 훼손하고, 공군력과 방공망까지 무력화했다. 이 과정에서 모사드(Mossad)는 현지 협조자를 통해 트럭, 컨테이너, 여행가방 등에 공격용 드론 장비를 숨겨 들여보냈고, 이란 국내 여러 지점에서드론을 동시에 발사해 주요 표적들을 타격했다. 이러한 교란 전술로 이란군의 대응 체계는 큰 혼란에 빠졌다. 결국 미국의 중재로 휴전이 성립되었지만, 이스라엘은 "핵무기 및 수만 발의 미사일 위협을 제거했다" 며 작전 목표를 달성했다고 선언했다. 우크라이나의 '거미집'과 이스라엘의 '일어서는 사자' 작전 모두, 군집드론이 단순 정찰이나 국지적 공격을 넘어 전략적 게임체인저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2. 군집드론의 기술적 특징과 위협군집드론이 강력한 이유는 집단 지능과 자율 비행 기술에 있다. 각 드론에는 고성능 AI 알고리즘이 탑재되어, 인간의 개입 없이도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춰 스스로 임무를 분담한다. 예를 들어, 한 기체가 정찰하면 다른 기체는 공격 대기나 교란 임무를 수행하는 식이다. 드론들끼리 끊임없이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전체 임무의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자율 협동을 통해 군집드론은 복잡한 도시 지형이나 장애물이 많은 환경에서도 경로 최적화와 표적 식별을 스스로 해낼 수 있다. 또한 군집드론에는 고성능 센서와 전자전 장비까지 결합될 수 있다. 광학 카메라와 적외선 센서는 낮밤을 가리지 않고 표적을 탐지하고, GPS 및 지형 추적 장치는 정밀한 항법을 돕는다. 일부 군집드론은 전파 교란(jamming) 장비를 탑재하여 적의 통신이나 레이더를 교란하기도 한다. 심지어 GPS 스푸핑 기능으로 적의 위치 정보를 교란하거나 가짜 신호로 혼선을 일으키는 등, 사이버전과 전자전을 결합한 공격도 가능하다. 이러한 다기능성을 활용하여 군집드론은 동시에 여러 임무를 수행하며 전장을 장악할 수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사례에서 드론들은 표적 감시와 폭격, 적 방공망 교란까지 한꺼번에 수행하여 전술적·심리적 충격을 극대화했다. 무엇보다 군집드론의 가장 무서운 점은, 중앙 지휘 없이도 작동한다는 것이다. 드론들이 스스로 메시 네트워크를 형성해 협력하기 때문에, 설령 일부 드론이 파괴되어도 나머지가 임무를 이어간다. 이러한 자율 분산형 구조는 기존의 단일 지휘체계와 달리 생존성과 대응력이 뛰어나다. 한마디로 군집드론은 하늘의 떼메뚜기처럼 밀려와서, 적의 방어를 교란하고 주요 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미래형 무기체계라 할 수 있다.
3. 군집드론의 약점과 한계그러나 이처럼 강력해 보이는 군집드론에도 분명한 취약점이 존재한다. 우선, 군집드론은 다수의 기체가 통신과 데이터 공유에 의존하기 때문에 전자기파 공격에 취약하다. 효율적인 협동을 위해 드론들끼리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통신이 오히려 해킹이나 전파 교란에 노출될 위험요소가 된다. 강력한 RF 재머나 사이버 공격을 통해 드론 간 연결을 교란하면, 군집의 집단 지능이 혼란에 빠지고 작전 수행 능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또한 AI 알고리즘은 허위 정보(스푸핑)나 데이터 교란에 취약해 잘못된 표적을 식별하거나, 임무 우선순위를 잘못 판단하도록 유도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드론 전체 임무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으며, 오히려 역공격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더불어 군집드론 개별 기체는 대부분 소형 경량으로 설계되어 물리적 방어력이 낮다. 산탄(작은 파편), 총탄, 혹은 요격 드론과의 충돌만으로 쉽게 격추될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레이저 무기를 소프트킬용으로 개조하여 다수 드론의 카메라를 면단위로 무력화 하거나 전자기 펄스를 이용한 방어 체계를 도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은 다수의 드론을 한꺼번에 무력화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의 한계로 비행 시간이 제한되고, 무장 탑재량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에 반복적인 장거리 작전이나 지속적인 폭격 임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도 큰 약점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거미집 작전'에서도 원거리 조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 통신망을 활용해야 했는데, 이는 곧 통신 범위와 지속 작전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추가적으로, 극한 기후나 강풍, 전파 간섭이 심한 환경에서는 드론의 항법 정확도와 안정성이 크게 떨어져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아무리 자율 분산형이라고 해도, 군집드론을 발사하고 지휘하는 거점(발사 플랫폼, 마더드론 혹은 지휘 차량)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 핵심 지휘 노드가 타격당하면 남은 드론들은 방향성을 잃고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군집드론 공격 시 출발 지점이나 통제소를 역추적해 선제 파괴하면, 나머지 드론들을 효과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 따라서 군집드론을 상대할 때는 단순히 하늘에 떠 있는 개별 드론만을 타격하는 것이 아니라, 지휘·통제 체계, 출발 거점(발사 플랫폼), 지원 네트워크 등 전체 시스템을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 요약하자면, 군집드론은 뛰어난 첨단 기술을 갖춘 미래형 무기체계지만, 전자전, 사이버전, 그리고 물리적 타격에 대한 취약한 고리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약점을 정밀하게 공략하고 체계적으로 대응 전략을 설계한다면, 군집드론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으며 오히려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수도 있다.
4. 군집드론 대응 DNA‘군집드론 대응 DNA’는 탐지(Detection), 무력화(Neutralization), 적응(Adaptation)이라는 세 가지 핵심 축을 기반으로 한 다층적 방어 전략으로 재정의 하고자 한다. 군집드론은 기술 발전과 함께 점점 더 정교하고 대규모화되고 있어, 기존의 단순 방어 체계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서는 DNA적 사고 방식에 기초한 통합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먼저, 첫 단계인 탐지(Detection)는 신속하고 정확한 조기 경보 능력을 핵심으로 한다. 이를 위해 EO/IR(전자광학/적외선) 카메라, RF 센서, 음향 센서, 레이더 등 다양한 탐지 장비를 복합적으로 운영해 작은드론 한 대도 놓치지 않고 포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탐지된 정보는 곧바로 AI 기반 분석 시스템으로 전달되어, 군집드론의 비행 패턴과 규모, 그리고 위협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와 연계된, 식별 및 추적 단계(Identification & Tracking)에서는 탐지된 드론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를 신속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군집드론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지휘드론(마더드론)이나 통신 중계 드론을 우선적으로 식별하고 제거할 경우 전체적인 대응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더불어, RF 신호 분석을 통해 조종자의 위치나 발사 원점을 역추적함으로써 근본적인 위협을 차단하는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사례에서도 방어 측이 만약 드론 발사지점(발사 플랫폼)을 미리 찾아냈다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무력화 단계(Neutralization)는 군집드론 대응에서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복합적인 과제다. 이 단계에서는 소프트킬과 하드킬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상황에 맞는 최적의 대응을 수행해야 한다. 소프트킬은 물리적으로 드론을 파괴하지 않고, 전자적 또는 비물리적 방식으로 드론의 작전을 방해하거나 제어 불능 상태로 만드는 기법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전파 교란(재밍), 해킹, GPS 스푸핑, 그리고 레이저 블라인딩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강력한 전파 재머를 활용하면 군집드론 간 통신을 방해하거나, GPS신호를 차단해 드론의 항법 시스템을 교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드론은 방향을 잃고 추락하거나, 사전에 설정된 안전 모드로 복귀하게 된다. 최근에는 고출력 마이크로파(HPM)를 이용한 대응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HPM은 마치 광역 EMP(전자기 펄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다수의 드론 전자 장비를 동시에 마비시키거나 태워버릴 수 있으며, 단 한 번의 방사만으로 여러 기체를 동시에 무력화할 수 있어 군집드론 대응에 매우 효과적이다. 반면, 하드킬은 물리적으로 드론을 파괴하거나 요격하는 직접적 대응 방식이다. 가장 단순한 형태로는 드론건이나 산탄총을 활용해 근거리 방어를 수행할 수 있으나, 군집드론은 통상적으로 수십 기 이상의 기체가 동시에 침투하기 때문에 이러한 개별 대응에는 명백한 한계가 존재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레이저 대공무기, 다량발사 대공포, 요격 드론, 요격 로켓 등 다양한 하드킬 수단이 개발·운용되고 있다. 특히 레이저 무기는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표적을 정확히 조준해 태워버릴 수 있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매우 빠르고 명중률이 높다. 이스라엘은 이미 실전에서 레이저 요격 시스템을 운용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미국 역시 다양한 시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요격 드론과 요격 로켓은 AI 기반 자율 추적 기능을 활용해 군집드론 편대를 추적·추격하면서 자폭 공격을 시도하거나, 그물 전술을 통해 다수의 드론을 한꺼번에 포획하는 등 다양한 전술적 응용이 가능하다. 결국 무력화 단계는 기술적 우위와 창의적 전술을 동시에 요구하는 고차원적 대응이다. 소프트킬과 하드킬을 상황에 따라 적절히 혼합·운용함으로써 군집드론의 위협을 최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 향후 발전하는 군집드론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접근법의 상호보완적 발전이 필수적이다.
다음 단계는 적응(Adaptation)으로 민·군 통합 대응과 제도 강화가 요구된다. 군사적 요격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주요 국가 핵심 시설에는 항공 방호망과 철제 차단벽, 특수 방어벽 등을 설치해 드론의 물리적 접근 자체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 도심 지역에는 드론 감시 카메라, 조명 경고 시스템, 대피 방송 설비 등을 통해 민간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법·제도적 장치도 강화되어야 한다. 드론 등록제를 의무화하고, 무단 군집 비행을 불법으로 규정하여 강력히 처벌함으로써 억제 효과를 높여야 한다. 국제적으로는 테러 조직이나 불법 단체에 기술이 이전되지 않도록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정보 공유 및 국제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 군집드론 위협은 앞으로 더욱 지능화되고 대형화될 것이 자명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탐지(Detection), 무력화(Neutralization), 적응(Adaptation)이라는 군집드론 대응 DNA를 바탕으로 한 통합적이고 유연한 방어 체계가 필요하다. 기술, 제도, 그리고 민·군 협력이 삼위일체가 되어야만 미래형 전장과 도심 보안 환경 모두에서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5. 결론 및 제언군집드론의 등장은 현대전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이제 소수의 정예 무기만으로 전쟁을 지배하던 시대에서, 값싸고 다수로 운용되는 무인 군집체계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은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우리 한국 역시 군집드론 위협에 대한 종합적 대비를 지금부터 강화해야 한다.첫째, 군 차원에서 대응 개념을 연구하고 필요한 장비를 전력화할 대드론 담당 부서 및 부대를 편성해야 한다. 또한 도심 테러, 접경지 침투, 공항 마비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한 합동 모의훈련을 정례화하며, 이를 통해 취약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이러한 훈련은 기술적 대응 능력과 지휘·통제 체계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둘째,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국산 탐지 센서, 요격 무기, 레이더, 레이저 블라인딩, 요격 드론, 요격 로켓, 광대역 재머, AI 소프트웨어까지 통합적으로 개발·운용하여, 우리 환경에 맞는 한국형 대드론 방공망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법과 제도, 민관 거버넌스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사전 허가 없는 군집 비행 시 형사처벌 조항을 신설하고, 벌금을 대폭 상향하여 불법 운용에 대한 강력한 억제 효과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재난·테러 대응 연습에는 지방자치단체, 통신 3사, 한국전력공사 등 주요 민간 기반시설 운영기관의 동시 참여를 의무화하여, 실질적이고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넷째, 국민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드론 위협 발생 시 시민 행동 요령과 정부의 경보 체계 등을 평소부터 홍보하고, 학교나 직장에서 주기적으로 대피 훈련을 실시해 유사시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군집드론 문제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국제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군집드론 기술의 악용을 방지하는 글로벌 규범을 논의하고, 우방국과 공동 방어 연습을 통해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사례에서 보듯, 군집드론은 이미 현실 전장에 등장한 위험한 게임체인저다. 이에 대한 선제적 대비와 다층적 방어 전략만이 우리의 하늘을 안전하게 지키는 길이다. 지금이 바로 그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다.
참고자료:우크라이나 ‘거미집 작전’ 보도 mk.co.kr이스라엘 ‘일어서는 사자’ 작전 관련 보도 kiep.go.kr newsis.com군집드론 기술 및 위협 분석 builtin.com대응 기술 및 법제 동향 breakingdefense.com 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