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동안 버텼지만 이제 한계”… 포스코마저 결국 ‘백기 투항’, 중국에게 사업 넘긴다
||2025.07.12
||2025.07.12
포스코가 28년간 운영해온 중국 내 유일한 제철소 ‘장가항포항불수강(ZPSS)’을 중국 현지 철강업체에 매각했다.
1997년 설립 이후 한·중 합작의 대표 성공 사례로 불렸던 이 제철소는 최근 지속된 적자와 수익성 악화로 더는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은 포스코가 추진 중인 구조조정 전략의 일환으로, 수익성이 낮은 해외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조치다.
이번 매각은 지난해 취임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구조조정 전략의 일환이다.
장 회장은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미래 성장 분야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그룹의 체질 개선을 추진해왔으며, 장가항포항불수강의 매각도 이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중국 청산그룹과 장가항포항불수강 지분 82.5%를 약 4000~5000억 원 규모로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포스코와 포스코차이나가 보유한 지분 전량이었다.
해당 제철소는 포스코가 중국 내에서 운영하던 유일한 제철 거점으로, 이로써 포스코가 보유하던 중국 내 제철소는 모두 정리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여러 인수 후보들과 협의 중이며 매각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출범 초기에는 포스코의 스테인리스강 사업 해외 확장의 대표 성공사례로 불렸다. 연간 110만 톤의 조강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한때 연 매출 25억 달러, 영업이익 수천만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영 여건이 악화되었고, 특히 2022년부터는 적자 행진이 시작됐다.
2023년에는 적자 폭이 1억 3,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800억 원까지 불어났다. 주요 원인은 중국 내 스테인리스강 공급 과잉과 치열해진 원가 경쟁, 경기 둔화 등이다.
또한 장가항포항불수강은 110만 톤 규모로, 연 300~500만 톤 생산이 가능한 중국 현지 대형 제철소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최신 설비를 갖춘 이들 기업에 밀려 수익성은 점점 나빠졌고, 결국 포스코는 추가 투자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포스코는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수천억 원의 자금을 미국, 인도 등 신시장 투자와 2차전지 소재 등 미래 성장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최근 몇 년간 포스코는 파푸아뉴기니 발전소, 베트남 석유발전소 등 비핵심 해외 자산을 잇따라 정리해왔다. 이번 매각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수익성과 경쟁력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며 “스테인리스강처럼 수익성이 낮은 분야는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분야로 자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8년 전 시작한 중국 합작 사업은 시대 변화에 따라 막을 내렸다. 포스코는 이번 매각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