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 이재용 회장마저 떠나나”… 10년 끌어온 사법 리스크 분수령
||2025.07.17
||2025.07.17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대법원 판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대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삼성의 경영 전략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회장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의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되었다.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대법원 판결 전까지는 결과를 단정할 수 없다.
대법원 3부는 17일 오전 이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중심으로 시작됐으며,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불법 행위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앞선 두 차례 무죄 판결을 근거로 대법원에서도 무죄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유죄 판단이 내려질 경우, 삼성은 다시 총수 부재 상태에 놓이게 되어 그룹의 주요 투자나 사업 전략이 지연되거나 보수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판결 결과에 따라 삼성의 경영환경이 단기간에 크게 바뀔 수 있다”며 “무죄 확정은 투자 재개와 신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주는 반면, 유죄는 경영 공백과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그동안 지연됐던 대형 투자와 인수합병 등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심 무죄 이후 삼성은 미국·유럽에서 굵직한 M&A를 진행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만 오디오 사업부, 독일 공조업체 플렉트,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젤스 인수는 그 흐름의 일환이다.
이 회장 역시 올 들어 중국, 일본, 미국 등을 방문하며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픈AI 샘 올트먼,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등과의 회동도 이뤄졌다.
삼성이 가장 집중하는 분야는 반도체와 인공지능으로, 특히 TSMC와 격차가 벌어진 파운드리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에서 기술력 회복이 급선무로 꼽힌다.
무죄 확정 시 이 회장은 이러한 과제를 본격적으로 챙길 수 있는 상황이 된다.
만약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사건을 환송하거나 형을 확정할 경우, 삼성은 리더십 공백을 겪을 수 있다.
이 회장이 실형을 받을 경우 ‘옥중 경영’이 불가피해지며, 글로벌 투자자나 파트너와의 신뢰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이 경우,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지분 의결권에도 제한이 생기며, 삼성의 지배구조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대규모 투자 지연과 인수합병 위축도 불가피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브랜드 이미지 악화와 규제 리스크 확대가 우려된다. 특히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 적용 가능성이 제기되며, 해외 M&A나 협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지난 10년간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에 시달려 왔다. 대규모 M&A나 과감한 투자도 제약을 받아왔고,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의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17일 대법원 판결은 단순한 형사 사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삼성의 중장기 경영 전략은 물론, 국내 산업 구조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결과가 어떻든, 이번 판결은 삼성의 경영 방향과 한국 재계 전반의 기조를 바꿔놓을 수 있는 중대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