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상 후보는 놓쳤지만..기록 행진 이어가는 ‘오징어 게임’
||2025.07.17
||2025.07.17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올해 에미상 후보 명단에서 제외되며 아쉬움을 자아낸 가운데 시리즈는 여전히 글로벌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16일(한국시간) 세계 최고 권위의 방송 시상식인 에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TV예술·과학아카데미가 오는 9월14일 열리는 제77회 시상식을 앞두고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TV 및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리즈 등을 대상으로 후보를 발표했지만 '오징어 게임2'는 단 한 부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는 2022년 공개한 '오징어 게임' 시즌1이 제74회 에미상에서 14개 부문 후보에 올라 감독상(황동혁)과 남우주연상(이정재) 게스트상(이유미) 등 6관왕을 차지하며 비영어권 시리즈 최초의 성과를 이뤘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일각에서는 시즌2와 시즌3이 하나로 연결된 내용이지만, 이야기를 중간에 끊어 두 개의 시즌으로 나눠 공개한 점이 완결성 측면에서 미흡해 이번 에미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27일 공개된 시즌3은 2026년 에미상 출품 자격을 충족하는 만큼 미국 포브스 등 현지 매체는 '오징어 게임'이 내년 에미상에서는 다시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는 불발됐지만 내년은 노려볼 만하다는 의미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3' 공개 직후 맥스무비와 인터뷰에서 에미상 가능성에 대해 "(시즌1 당시)예상도 못 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고 담담히 밝혔다. 황동혁 감독 또한 "큰 기대 안 한다. 후보가 된다면 감사하지만 '오징어 게임'을 통해 모든 감정들을 다 경험해 봤기에 이제는 다 내려놓게 됐다"며 "저에게 다가올 일들을 겸손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 넷플릭스 역사 새롭게 쓰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
에미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기록은 계속된다. 시즌1은 2억6520만뷰의 누적 시청수를 기록하며 영어·비영어권을 통틀어 넷플릭스 역대 1위에 올랐고, 시즌2는 1억9260만뷰로 역대 3위에 오르며 전 세계적인 돌풍을 입증했다. 시즌3 역시 공개 3주 만에 1억2220만뷰의 누적 시청수를 달성하며 눈부신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오징어 게임'은 시즌1부터 시즌3까지 나란히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권 인기 시리즈 1~3위를 차지하며 K콘텐츠 세계적 흥행 신화를 완성했다. 시리즈 통합 누적 시청수는 7억뷰를 돌파하며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작품의 성공은 수치로 증명된 흥행을 넘어 출연 배우와 제작진을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려놓는 계기가 됐다. 성기훈 역의 이정재는 시즌1을 통해 한국 배우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시즌2와 시즌3를 거쳐 '인간은 말이 아니다'는 메시지를 완성한 주역으로 손꼽힌다. 한국 배우로는 처음 미국 스타워즈 세계관에 입성해 디즈니+ 오리지널 '애콜라이트'의 주연으로 활약했다.
황동혁 감독 역시 에미상 감독상 수상 이후 할리우드에서도 러브콜을 받으며 창작자로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황 감독은 앞서 '더 고섬 2025 TV 어워즈'에서 TV의 지평을 넓히고 지울 수 없을 정도로 지대한 영향을 미친 창작자에게 수여되는 공로상 수상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글로벌 대중문화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딱지치기, 공기놀이 등 작품 속 게임과 의상은 '밈'(meme)으로 재생산되며 SNS와 유튜브를 통해 세계 각지로 확산됐고 핼러윈 의상, 패러디 영상, 굿즈 판매 등 다양한 파생 콘텐츠를 생산했다.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콘텐츠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며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들이 K콘텐츠에 더욱 주목하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시즌3을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한 '오징어 게임'은 단순한 흥행작을 넘어 K콘텐츠의 위상과 방향성을 바꾼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시리즈가 남긴 성과와 파급력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