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 포기했는데 “커피믹스 너마저”… 새롭게 바뀐 가격표 보니 ‘망연자실’
||2025.07.19
||2025.07.19
가격 부담이 적다는 인식이 강했던 커피믹스가 올해 2분기 들어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생활필수품 전반에 걸쳐 가격이 오르면서, 저렴한 대안으로 여겨졌던 커피믹스마저 예외가 아니게 된 것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발표한 올해 2분기(4∼6월) 물가 동향에 따르면, 생활필수품 10개 중 7개 이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맛김(15.8%), 커피믹스(12.0%), 분유(10.1%)는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했다. 커피믹스의 경우,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는 12.3%, 동서식품의 ‘맥심 모카골드 믹스’는 11.6% 상승했다.
소비자단체는 “상승률이 높은 제품들이 대부분 일상적으로 자주 구매하는 품목인 만큼,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 압박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유통업체들이 일시적 할인 행사를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는 어렵고, 원재료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가격도 그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피 원두 가격은 올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고급 원두인 아라비카 커피는 7월 평균 거래가가 톤당 6401.7달러로 전월 대비 13.6%, 올해 2월 고점 대비 27.9% 하락했다. 대중적인 로부스터 품종 역시 31.7%나 떨어졌다.
하지만 완제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원재료 가격 외에도 인건비, 물류비, 광고비 등의 고정비 부담이 여전히 크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동서식품은 지난해 11월, 그리고 올해 5월에도 주요 커피 제품 가격을 각각 평균 7.7% 인상했다.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예외는 아니다. 스타벅스를 포함한 주요 브랜드들이 가격을 조정하면서 전반적인 커피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커피 가격에 영향을 줄 또 다른 변수는 브라질발 무역 이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은 최근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응해, 수출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브라질 커피수출업협회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은 브라질 커피의 최대 수출국으로, 전체 물량 중 상당량이 미국으로 향했다. 한국은 12번째 수입국으로, 브라질로부터 연간 63천 톤가량을 들여오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브라질은 공급처를 유럽과 아시아로 분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세계 원두 공급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장기적으로는 커피 가격에 다시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원두 가격이 최근에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무역 변수나 기후 문제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커피믹스는 편의성과 가격을 앞세워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제품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격 경쟁력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할인을 적용해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예전 같지 않다”며, “가격 인상이 반복되면서 소비자 이탈 조짐도 보인다”고 전했다.
원재료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커피믹스 등 주요 식품들의 가격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