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정석 "실제 딸아이 아빠라 감정 폭발, 조절이 관건이었다"
||2025.07.24
||2025.07.24
"아빠가 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시나리오를 읽었어요. 제 안에서 끓어오르는 어떤 감정을 느꼈어요."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좀비딸'의 주연배우 조정석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한 말이다.
'좀비딸'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좀비로 변한 딸을 세상에 들키지 않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하는 아빠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윤창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좀비딸'에서 조정석은 동물원 사육사로 좀비 딸을 길들이기로 결심하는 아빠 정환을 연기했다.
●"부성애 연기 처음, 딸 아빠라 몰입"
영화는 딸을 비밀스럽게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동들로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고, 그 뒤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아빠의 절박함을 펼쳐내며 눈시울을 뜨끈하게 덥힌다. 조정석의 가슴 뭉클한 부성애 연기를 확인할 수 있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조정석은 "모든 작품이 도전이지만 '좀비딸'은 나이를 먹고 아빠가 되고 가장이 된 굉장히 적절한 시기에 찾아온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아빠 연기가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부성애를 내세워서 연기를 했던 적은 없었다"며 "촬영하면서 감정이 너무 폭발해서 이걸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관건이었다"고 촬영 당시를 돌이켰다.
실제 딸이 있는 아빠로서 조정석은 세상의 위협으로부터 딸을 지켜야 하는 아빠의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그는 2018년 가수 거미와 결혼해 2020년 딸을 얻었다. 그의 딸은 올해 다섯 살로 한참 엄마 아빠의 보살핌이 필요한 때다.
영화 속 정환처럼 실제로도 '딸바보'일 것 같다는 얘기에 조정석은 "딸바보의 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누가 나더러 '딸바보 아닌데?'라고 말하면 서운할 정도로 딸을 사랑하는 아빠는 맞다"는 말로 딸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드러냈다.
●여름의 정석, 이번에도 흥행?
'좀비딸'은 조정석의 코미디 영화라는 사실만으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조정석은 2019년 백수 청년의 재난 극복기를 그린 '엑시트'로 942만명을 모았고, 지난해 여장 파일럿의 재취업 도전기를 그린 '파일럿'으로 471만명을 동원하며 여름 극장가의 흥행 보증수표로 떠올랐다. 조정석이 '여름의 정석'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배경이다.
두 작품 모두 코미디 영화로 가족 코미디, 가족 드라마를 표방하는 '좀비딸'에 대해서도 흥행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조정석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다"고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조정석은 이어 "사람들이 '조정석표 코미디'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런 건 없다"며 "코미디는 텍스트의 힘이고 나는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웃기려고 연기하면 오히려 웃기지 않는다"며 "이 상황이 갖고 있는 코미디를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가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동료들의 힘, 앙상블이 필요하다"고 코미디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정은, 조여정, 윤경호, 그리고 나 이렇게 있으면 늘 여고 동창 모임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며 "오히려 이번 작품에서 내 딸을 연기한 최유리가 현장에서 제일 어른 같았다"며 '좀비딸'의 앙상블을 자랑했다.
●경쟁 관계? 끌어주고 밀어주는 사이!
공교롭게도 '좀비딸'은 '악마가 이사왔다'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좀비딸'이 30일, '악마가 이사왔다'가 그로부터 2주 뒤인 8월13일 개봉한다.
많은 작품 중에서도 이 두 작품의 경쟁에 관심이 쏠리는 건, '좀비딸'의 조정석과 '악마가 이사왔다'의 이상근 감독과 임윤아가 '엑시트'의 성공을 함께 일군 사이여서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만나게 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조정석은 "진심으로 다 같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조정석은 "'좀비딸'과 '악마가 이사왔다'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게 된 것에 대해 오히려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얼마 전 임윤아를 만났는데 '오빠가 먼저 개봉하니까 앞에서 끌어주고 내가 뒤에서 밀어주고 하면서 서로 시너지를 내보자'고 얘기했다. 너무 응원한다"고 '좀비딸'과 '악마사 이사왔다' 두 작품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