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 능가할까?” … 볼보, 3세대 XC90 개발 선언, PHEV 주행거리 2배 이상 개선
||2025.07.24
||2025.07.24
전기차 전용 브랜드 전환을 공언했던 볼보가 방향을 틀었다. 예상을 깨고 플래그십 SUV XC90의 3세대 완전변경 모델 개발을 공식화하며, 일부 내연기관 차량의 수명을 연장하는 쪽으로 전략을 조정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국발 관세 강화 등 대외 환경 변화가 배경이다. 볼보는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고도화한 XC90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층을 겨냥하고, 친환경차 전환의 완급 조절에 나섰다.
전기차 전용 모델 EX90이 등장하면서 단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였던 XC90이 3세대 모델로 돌아온다. 이 같은 계획은 볼보의 하칸 사무엘손 CEO가 최근 투자자 대상 실적 발표 자리에서 직접 언급했다.
그는 “현행 XC90은 출시된 지 10년이 넘었다”며 “새로운 소비자 요구에 맞춘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곧 공개될 3세대 XC90이 유럽 소비자들을 겨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파워트레인을 탑재할 것이라 밝혔다.
중국 출시 예정인 XC70에 적용된 것과 유사한 시스템으로, 40kWh 배터리를 탑재해 180km(CTLC 기준)의 전기 주행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현재 국내에 출시된 XC90 T8 모델의 WLTP 기준 71km에 비해 2배 이상 향상된 성능이다. 볼보는 이를 통해 모델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전체 라인업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볼보는 2021년,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미국 관세 인상 등이 겹치면서, 내연기관 모델의 일부 유지를 고려하게 됐다.
볼보는 2027년부터 미국 찰스턴 공장에서 XC60 생산을 시작하며, 미국 내 수입차 판매는 중단할 계획이다. 또 EX30은 올해 말부터 중국이 아닌 벨기에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EX60 역시 2026년부터 스웨덴 공장에서 생산이 시작된다.
3세대 XC90의 플랫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부 외신은 기존 SPA 플랫폼 대신 지리(GEELY)의 SMA 플랫폼을 도입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플랫폼은 이미 XC70에 사용되고 있다.
한편, 이번에 출시된 부분변경 2세대 XC90에는 ‘볼보 카 UX’라는 이름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티맵모빌리티와 협업해 개발된 이 시스템은 운전 중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으면서도 음악, 전화 등 기능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디자인도 전동화 흐름을 따라 현대적으로 재정비됐다. 새로운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와 간결한 전면 범퍼 라인이 눈에 띄며, 실내는 재활용 소재와 앰비언트 조명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볼보의 ‘전기차로의 전환’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 속도와 방향은 시장과 환경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