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범 ‘혀 절단→옥살이’… 61년 만에 ‘자유’ 찾은 최말자 할머니
||2025.07.28
||2025.07.28
61년 전 성폭행 가해자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최말자(78) 씨의 재심 첫 공판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
지난 23일 오전 11시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부산지법 352호 법정에서 최 씨에 대한 재심 첫 공판과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부산지검에서는 정명원 공판부 부장검사가 이례적으로 직접 법정에 나와 구형했으며 정 부장검사는 최 씨를 ‘피고인’이 아닌 ‘최말자 님’이라고 칭했다.
검찰은 피고인 심문도 생략하고 곧바로 무죄를 구형했다.
정 부장검사는 “본 사건에 대해 성폭력 피해자의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라며 “이 사건은 갑자기 가해진 성폭력 범죄에 대한 피해자의 정당한 방해 행위이고, 과하다고 할 수 없으며 위법하지도 않다. 피고인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해 무죄를 선고해 달라”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어 정 부장검사는 “검찰의 역할은 범죄 피해자를 사실 자체로부터는 물론이고 사회적 편견과 2차 가해로부터도 보호하는 것”이라며 “과거 이 사건에서 검찰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 반대 방향으로 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결과 성폭력 피해자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했을 최말자 님께 가늠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드렸다”라며 “사죄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최 씨 변호인은 “이 사건은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무죄가 되는 사건이 아니라, 그때나 지금이나 무죄일 수밖에 없는 사건이 검찰과 법원의 잘못으로 오판됐던 것”이라며 “법원이 응답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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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씨는 이 날 최후진술에서 “국가는 1964년, 생사를 넘나드는 악마 같은 그날의 사건을 어떤 대가로도 책임질 수 없다”라며 “피해자 가족의 피를 토할 심정을 끝까지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고 꼭 부탁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최 씨는 “61년간 죄인으로 살아온 삶”이라며 “이제 후손들이 성폭력 없는 세상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법을 만들어 달라고 두 손 모아 빌겠다”라고 밝혔다.
이 재심은 지난 1964년, 만 18세였던 최 씨가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20대 남성 노모 씨의 혀를 깨물어 약 1.5cm 절단했다는 이유로 구속기소된 사건이다.
당시 부산지법은 영장 없이 구속돼 6개월 간 옥살이를 한 최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성폭행범 노 씨는 강간미수를 제외한 특수주거침입·특수협박 혐의만 적용돼 더 가벼운 형(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논란이 된 바 있다.
2020년 최 씨는 56년 만에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아 해당사건의 재심을 청구했지만 ‘검사가 불법 구금을 하고 자백을 강요했다’는 최 씨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며 이듬해 기각됐다.
이후 최 씨는 포기하지 않고 대법원에 재항고했고, 3년 만에 심리 끝에 대법원의 파기환송에 따라 지난 2월 재심 개시가 결정됐다.
한편, 재심 재판부인 부산지법 형사5부는 오는 9월 10일 오후 2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