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는 잊어야 할, '어쩔수가없다'의 염혜란
||2025.08.12
||2025.08.12
배우 염혜란이 박찬욱 감독과 처음 만난 영화 '어쩔수가없다'를 통해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해녀 광례부터 스릴러 영화 '84제곱미터'의 미스터리한 아파트 동대표, tvN 드라마 '서초동'의 건물주까지 작품마다 개성 강한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염혜란의 분주한 행보를 잇는 또 다른 도전이다.
올해 한국영화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어쩔수가없다'(제작 모호필림)는 9월 말 개봉을 앞두고 오는 27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하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먼저 베일을 벗는다. 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영화에서 이병헌, 손예진, 이성민, 박희순과 나란히 이야기를 이끄는 염혜란의 활약에도 궁금증이 증폭된다.
'어쩔수가없다'에서 염혜란은 실직한 남편을 둔 아내 아라 역이다. 예술가의 기질이 다분한 인물로 오디션에 도전해 매번 낙방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감성적인 인물이다. 평생 제지 회사에서 일한 남편 범모가 갑작스럽게 실직한 뒤 계속 취업의 문을 두드리지만 번번이 실패하자, 남편에게 실망하면서도 애틋한 마음을 품은 아내이기도 하다. 남편 범모는 배우 이성민이 맡아 염혜란과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영화에서 범모와 아라 부부는 다정하게 서로를 챙기면서도 가장의 실직으로 인한 권태도 겪는다. 자꾸만 무기력해지는 남편에 애증을 느끼는 아라의 모습이 매 작품에서 다채롭게 변화하는 염혜란을 통해 완성된다. 특히 염혜란은 아라에 대해 "지금까지 한 번도 연기해 보지 못한 새로운 캐릭터"라고 반겼고, 박 감독과의 첫 작업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박찬욱 감독 역시 아라 역으로 염혜란을 염두에 두고 촬영을 시작하기 전부터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배우 염혜란에게는 처음부터 확신이 있었다"고 말힌 박 감독은 "연기를 너무 재미있게 잘 해주었고, 영화에서 범모와 아라 부부를 보는 재미가 엄청나게 크리라고 장담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염혜란은 이번 '어쩔수가없다'를 통해 데뷔하고 처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영광도 안았다. 그동안 '증인' '시민덕희' '아마존 활명수' 등 영화에서 활약을 해왔지만 해외 영화제와는 특별한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어쩔수가없다'로 날릴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베니스 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오는 9월4일 개막하는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서 상영하고, 이어 9월17일 개막하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에도 선정됐다. 이에 맞춰 염혜란도 베니스를 찾아 박찬욱 감독 및 동료들과 작품을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어쩔수가없다'는 모든 것을 이뤘다고 믿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가장 만수(이병헌)가 갑자기 해고된 이후 재취업을 위한 혼자만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손예진이 만수가 꼭 지켜야 하는 아내 미리 역으로, 박희순이 만수를 해고한 제지 회사의 반장 선출 역으로, 차승원이 만수의 경쟁자인 시조 역으로 출연한다. 박찬욱 감독이 오랫동안 영화로 만들고자 했던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작가의 미국 소설 '액스'가 원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