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효식의 밀컴] 군인 사고시 119 신고 ‘선조치 후보고’ 제도화
||2025.08.13
||2025.08.13
- 인명사고 발생시 가장 중요한 것은 장병을 살리고 회복시키는 것 -
징집제를 헌법으로 선택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병역의무를 다한다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자 자부심, 삶의 기록이다. 그러나 가끔씩 들려오는 군대에서의 어처구니없는 사고 그리고 안타까운 인명피해 뉴스를 들을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군대간 자식을 둔 부모들의 마음은 그저 몸건강히 군생활하고 건강하게 다시 집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강원도 지역에서 통신장비 설치작업을 위해 무거운 장비를 옮기던 스무살 김 일병이 경사진 산길에서 미끄러져 굴렀는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못하고 거의 5시간이상 방치되어 있다가 결국 사망했다는 뉴스를 봤다. 작년 사고발생 당시 이미 알고있던 내용이었지만, 화면에보이는 고인 아버님 표정은 더욱 비통해보였다.

지금 상황에서 만일을 가정하는게 아무 의미가 없지만, 사고 당시 간부 중 한명이라도 적극적 구호조치를 하거나 119 신고를 통해 이송했다면 지금 김 일병은 휴가를 와서 부모님들과 함께 즐거운 여름을 보내고있거나 아니면 상병으로 진급해서 의미있는 전역을 꿈꾸고 있었을 것이다.
다쳐서 아픈 사람을 산속에 5시간 이상 그대로 방치했다는 사실이 너무도 끔찍하다. 산림청과 군 구조헬기가 출동했지만 군이 산림청 헬기의 철수를 요청했다고 하는데, 정작 군 헬기는 로프가 나뭇가지에 걸렸다는 이유 등으로 구조를 포기했다. 결국 119 헬기를 다시 요청하여 김 일병 구조 후 병원에 도착했으나 5 시간을 허비한 탓에 결국 사망할 수밖에 없었다.
즉시 119에 신고했거나 헬기 요청이 우왕좌왕하지 않았더라면, 20살 군인은 생존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한다.
매년 군에서는 안타까운 사고로 장병들이 다치거나 사망한다. 군이 자체적인 의료시설로 모든 상황을 감당하려고 하지만, 군의 의료인력 수준과 시설이 그리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라서 맘놓을 수가 없다.
또한 사고발생시 군은 여러단계의 보고를 해야하고 그때마다 상급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경직된 절차를 진행하는데 여기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심지어는 사고발생을 부대외부나 언론으로 알려지는걸 매우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분위기여서 모든 조치가 더디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부상당한 군인을 생사의 갈림길에서 구해올 수 있는 골든타임을 헛되이 소비했던 사례들도 다수있었다.
전시가 아닌 평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장병들의 불필요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며, 사고발생시 가장 빠른시간에 필요한 의료조치를 제공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119를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응급구조 또는 긴박한 상황을 직면했을때 전국민이 믿음을 갖고 도움요청하는 곳이 바로 119 아닌가. 그런 119는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장병들도 비상상황시 도움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119는 전국 어디에서나 출동이 가능하고 그들의 실무능력도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군 자체 의료진보다 더 양질의 의료조치를 받을 수도 있다.
안타까운 인명손실을 최소화시키도록 평소 119를 가까이 해야한다. 국방부와 각 군은 규정으로 명문화해서 부상자 발생시에는 계급고하를 막론하고 먼저 119에 신고토록 해야한다. 보고하지 않고 119신고했다고 큰소리내는 상급자들은 존재가치가 없다.

119의 군부대 출동은 군 의료체계와 건전한 경쟁관계를 만들어갈 수있다. 동시에 출동하는 경우 어느쪽이 더 실효성있는 구호조치를 하는지 여부가 결국 장병들의 고귀한 인명을 지킬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선조치 후보고’를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최전방에서 북한군과의 우발상황 발생시 즉각 대응조치를 하고 이후 상급자에게 보고하라는 것이다. 인명사고 발생시에도 다르지않다. 선조치 즉 119에 신고하고 이후 상급자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게 인명을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숭고한 가치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국가는 헌법 39조에 따라 입대영장을 받고 군에 온 청춘들이 다시 안전하게 귀가할 수있도록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그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장병들에게 119신고를 제도화하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선택이 될것으로 믿는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