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돼…대반전 엔딩으로 화제성 또 싹쓸이한 ‘한국 드라마’
||2025.08.14
||2025.08.14
디즈니+ 화제의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이하 파인)이 끝없는 욕망으로 야망의 배를 침몰시키며 마침내 막을 내렸다.
지난 13일 '파인'의 최종회인 10-11회가 공개되며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파인'은 OTT 공개 직후인 지난달 18일부터 26일 연속 1위를 지키며 꾸준히 화제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입증해 왔다.
지난달 16일 1~3화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2회씩 공개된 '파인'은 전남 신안 앞바다에 가라앉은 보물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욕망과 배신의 이야기를 그렸다. 1977년 고려·원나라 시기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모인 근면성실한 생계형 촌뜨기들이 속고 속이는 과정을 그린 범죄 드라마로,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범죄도시'와 '카지노' 등을 연출한 강윤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류승룡, 임수정, 양세종, 김의성, 김성오, 정윤호, 이동휘 등 탄탄한 배우진이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개된 10-11회에서는 깨어난 천 회장(장광)이 정숙(임수정)이 약을 탄 사실을 알게 되고 오관식(류승룡)에게 그릇을 사는 쩐주가 돼 준다며 임전출(김성오)에 이어 정숙도 죽여 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천 회장을 죽여 회사를 차지하려고 했던 정숙은 결국 쫓기는 신세가 됐다.
결국 호적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하고 욕망에만 사로잡혔던 정숙은 스스로 신세를 망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로 유산까지 하게 됐다.
한편 희동은 100만 원을 주고 선자(김민)를 빼 오고 중도 창고로 진짜 그릇을 빼돌렸다. 그사이 김 교수(김의성)와 부산팀들은 가짜 그릇을 팔다가 경찰에게 쫓겨 배가 침몰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진짜 그릇을 빼돌린 희동은 정숙에게 물건을 보여줬다. 신세를 망치고도 여전히 재기를 꿈꾸는 정숙은 감정을 먼저 받아봐야 한다는 데 이어 유산 사실을 숨기고 희동의 아이를 가지고 있다는 거짓말까지 펼쳤다.
바로 그때 관석이 나타났다. 천 회장의 지시로 정숙을 죽이러 온 것. 관석은 자기의 재산을 모두 줄 테니 살려 달라고 간청하는 정숙과 몸싸움까지 벌였다. 그런데 그때 그릇이 든 트럭이 절벽 밑으로 추락하며 이들의 야망이 침몰함을 알렸다.
서로를 죽이려고 하면서까지 지키려던 그릇이 이미 사라졌음에도 이들의 욕망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관석은 끝까지 트럭을 살려보려다 함께 추락하고 말았고 정숙은 여인숙에서 천 회장이 보낸 킬러와 마주하며 생사를 알 수 없게 됐다.
1년 뒤 심홍기(이동휘)는 신안에서 가져온 도자기를 골동품 사장에게 팔려고 하면서 '이것은 나라에서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해 다시금 욕망의 굴레가 돌아가기 시작한 것을 짐작하게 했다.
또한 양복 가게에서 일하던 선자와 희동이 우연히 재회하는가 하면 살아남은 관석이 대식에게 이번엔 땅을 파라고 지시하는 모습이 그려져 시즌 2를 암시했다.
드라마는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들을 파멸시키면서도 희동과 선자가 재회하는 모습 등을 통해 원작보다는 비극을 완화하는 길을 택한 듯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인물들이 골동품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은 이들의 욕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파인'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이유는 훌륭한 원작과 배우들의 열연, 노련한 연출이라는 3박자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까닭이다. 무엇보다 원작 팬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는 점이 강했다. 그렇다면 원작과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 배우와 작품 모두 더 맛있게 살린 ‘벌구’의 등장 시점원작에서는 2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지만 시리즈에서는 1회에서 강렬하게 등장한다. 시리즈에서는 목포로 내려온 ‘오희동’이 행운다방 앞에서 ‘벌구’ 일당과 처음 마주하는 장면에서 벌구의 사투리와 기싸움이 돋보이며 배우 정윤호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는 각색을 통해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든 사례로, 작품과 배우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 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는 ‘김 교수’의 에피소드시리즈 속 김 교수는 세관 직원과 손을 잡고 사기를 치고 부산 골동점에서 야쿠자의 양아들을 속여 일본도와 총을 손에 넣는다. 원작에는 없는 에피소드로, 그의 대담함과 치밀함을 사건으로 보여준다. 이런 설정은 ‘오관석’이 김 교수의 존재만으로도 위기감을 느끼게 만들고 시리즈 전반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원작에서는 등장하지 않던 흥백비니루 시절 경리로서의 모습이 시리즈에 추가됐다. 한밤중 맥주를 마시며 오희동과의 일을 회상하는 장면도 새롭게 삽입돼 양정숙의 감정을 더 세밀하게 그렸다. 진 사장과 미군 부대 골동품 경매에 참석해 욕망에 눈뜨는 장면까지 원작에 없던 장면들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원작에서 선자는 단순히 주변 인물이었지만 시리즈에서는 더 애틋한 관계로 발전했다. 스카프를 선물로 받고 함께 시간을 보낸 뒤 ‘김 교수’의 총 이야기를 꺼내는 전개로 바뀌었고, 선자가 무작정 증도로 향하는 장면 역시 시리즈만의 설정이다. 이를 통해 두 사람은 서로의 정서적 안식처가 됐으며 탐욕으로 가득한 인물들 속에서 유일한 희망을 찾는 모습이 감독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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