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SWOT 분석, 강력한 팬덤 힘 VS 높은 진입장벽
||2025.08.14
||2025.08.14
혈귀들의 본거지 '무한성'이 드디어 열린다. 혈귀와 이에 맞선 귀살대의 운명을 건 최후의 결전이 펼쳐진다. 혈귀들의 우두머리 키부츠지 무잔은 카마도 탄지로를 비롯한 귀살대원들을 무한성으로 끌어들이며 피할 수 없는 전장을 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감독 소토자키 하루오)이 오는 22일 개봉한다. 일본에서 지난달 18일 개봉과 동시에 흥행 광풍을 일으키면서 국내 팬들의 기대감도 끌어올리고 있다. 관심은 예매율에서 확인된다. 개봉을 8일 앞둔 14일 오전 기준 예매율은 48%, 예매관객 38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록하면서 개봉 전부터 열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초반 흥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을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기의 측면에서 나눠 SWOT 분석으로 살폈다.
● 강점 (Strength)... 강력한 팬덤과 일본 내 흥행열기
누적 발행 부수 2억2000만부를 돌파한 고토게 코요하루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귀멸의 칼날'은 TV 애니메이션(TVA)과 극장판을 통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인기 시리즈다. 가족을 혈귀에게 잃고 여동생 네즈코마저 혈귀로 변한 상황에서 탄지로가 동생을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귀살대에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험난한 여정을 그린 작품은, 뛰어난 작화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으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했다.
2019년 TV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공개한 '귀멸의 칼날: 탄지로 입지편'의 성공에 이어 2020년 첫 극장 영화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무한열차편)은 글로벌 누적 수익 517억엔(4874억원)을 기록하며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도 2021년 개봉해 218만명을 돌파했고, 그해 흥행 톱7에 오르며 막강한 파워를 입증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무한열차편'을 잇는 정식 극장판의 두 번째 작품이다. 눈을 뗄 수 없는 작화부터 비장미 넘치는 액션, 감성을 자극하는 캐릭터 서사까지 팬덤의 높은 기대에 충족하는 완성도를 갖췄다. 기대가 높으면 실망감이 클 수 있지만, 적어도 원작 팬들은 만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먼저 개봉한 일본에서는 현재 흥행 질주 중이다. 개봉 후 단 3일 만에 흥행 수입 55억2000만엔(520억원) 누적 관객 384만명을 기록하며 일본 역대 오프닝 스코어 1위에 올랐다. 이어 17일 만에 176억엔(1659억원) 1255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일본 박스오피스 톱10에 진입했다. 이는 '무한열차편'보다 빠른 속도로 일본 내에서의 폭발적인 열기가 국내 흥행에도 불씨를 지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약점 (Weakness)... 원작 모르면 높은 진입장벽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원작 만화 16권부터 18권을 바탕으로 한다. 소토자키 하루오 감독은 이를 3부작 극장판 시리즈로 구성해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무한성편'은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으로, 결말로 향하는 탄지로의 대장정의 시작에 해당한다. 상현 혈귀와 무잔에 맞선 귀살대의 최후 전투에 집중하는 장대한 클라이맥스를 그린다.
다만 원작 만화의 후반부를 영화화한 만큼 원작을 보지 않았거나 앞선 TVA와 극장판을 접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탄지로를 중심으로 하는 주요 캐릭터뿐 아니라 귀살대와 주들 등 등장인물이 많고, 무잔이 조직한 십이귀월의 상현과 하현 혈귀의 위계 구조나 배경을 모르면 스토리 전개를 따라가기 버겁다. 특히 각 인물 간의 관계와 과거 서사를 알지 못하면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없어 보는 재미가 반감될 여지도 있다.
'귀멸의 칼날' 시리즈는 '탄지로 입지편'부터 '무한열차편' '환락의 거리편' '도공 마을편'을 거쳐 이번 '무한성편'으로 이어지는 연속 서사 구조를 가진다. 이 흐름을 따라가야 캐릭터의 성장과 사건의 맥락, 감정이 온전히 전달되는 만큼 기존 팬들에게는 강한 몰입감을 주지만 신규 관객의 이해까지는 높은 허들이 존재하는 약점이 있다.
● 기회 (Opportunity)... 영화적 체험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한 점은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가장 큰 기회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무한성은 무한하게 변형되는 미로 같은 구조와 웅장하고 장대한 스케일로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수직과 수평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전투는 치열하며 입체적으로 압도적인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시노부와 도우마, 젠이츠와 카이가쿠, 탄지로와 아카자와의 대결 등 팬들이 기다려온 귀살대와 상현 혈귀의 사투가 초대형 스크린에서 구현된다는 점은 그 자체로 큰 매력이다. 또한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드물게 CGV IMAX 스크린과 4DX, 롯데시네마 슈퍼플렉스와 광음시네마, 메가박스 돌비시네마 등 전국 멀티플렉스 특별관 전 포맷 동시 개봉으로 체험의 재미를 강조한다.
이번 영화는 특별관에서 봐야 작품의 재미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관객에게 전투 현장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하면서 최종 결전의 긴장감과 현장감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단순한 애니메이션 관람을 넘어 한 편의 거대한 서사 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시청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 위기(Threat)... 짙은 일본 색채
80주년을 맞은 광복절을 앞두고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일부에서 날선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하다. LG트윈스가 지난 9일 경기에서 영화의 주인공인 탄지로와 네즈코를 시구자로 예고하자, 광복절 직전에 일본 정서가 짙은 작품의 캐릭터가 시구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야구 팬들의 항의가 쏟아져 결국 행사가 취소됐다.
'귀멸의 칼날' 시리즈는 일본 제국주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또한 탄지로가 양쪽에 찬 귀걸이의 문양이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때문에 광복절 전후로 일본 색채가 강한 콘텐츠가 공개되면서 자칫 분위기가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서 일본 대중문화는 역사적·정서적으로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충성도 높은 팬덤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분위기가 공존한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흥행과 별개로 외부 요인으로 인한 논란이나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고, 이러한 잠재적 가능성이 작품에 위기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