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살고 있었어?... 외래종이지만 최고급 수산물로 취급되는 식재료
||2025.08.15
||2025.08.15
낙동강의 탁한 뻘밭에서 거대한 집게를 드러내며 꿈틀거리는 괴물 같은 게가 포착됐다. 새벽 2시가 넘어 어둠이 짙게 깔린 경남 진해 갯벌에서 세 명의 남성이 장갑 등으로 중무장한 채 뻘밭으로 들어간다. 이들의 목표는 지역민들이 '청게'라 부르는 톱날꽃게를 포획하는 것.
유튜브 채널 '마초TV'가 14일 공개한 영상은 다른 지역민에겐 다소 생소한 톱날꽃게를 잡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톱날꽃게를 잡은 곳은 전남 여수에서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진해 낙동강 수문 근처 뻘밭.
외래종인 톱날꽃게는 꽃게과에 속하는 중형 게다. 꽃게와 과 단위 친척이다. 별명인 청게는 푸르스름한 껍질 색에서 유래했다. 등껍질에 톱처럼 뾰족한 돌기가 나 있는 게 특징이다. 원래 열대성 바닷게다.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따뜻한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서식한다. 맹그로브 숲이나 뻘밭, 기수역 같은 탁한 물에서 산다. 머드크랩이나 맹그로브 크랩으로도 불린다. 지역에 따라 ‘똥게’라고 부르기도 한다. 비가 와 물색이 탁해질 때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크기는 보통 400~500g 정도. 큰 것이 한 마리에 1kg을 넘는다. 집게발이 크고 강하다. 한 쪽은 뾰족해 찢는 용도고 다른 쪽은 뭉뚝해 부수는 용도다. 집게 위치는 탈피나 재생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 한국에선 부산이 '부산 청게'로 상품화했다. 성수기는 9~10월이다. 어획량이 적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이날 톱날꽃게 잡이엔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가도 함께했다. 갯벌의 특성상 물속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직접적인 수중 촬영은 어려웠지만, 전문 잠수부가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 톱날꽃게를 찾아 나섰다. 여름철 비로 물이 탁해졌지만, 낙동강 수문이 열려 있는 이곳에는 여전히 많은 청게가 서식하고 있었다.
갯벌에서 청게를 잡는 건 생각보다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해루질로 잡는데, 돌 밑이나 뻘 속에 파인 구멍을 하나씩 뒤지며 청게의 흔적을 찾는다. 구멍은 청게가 파서 만든다. 뻘밭이 깊어 발이 빠지기 쉽고 위험하다. 뻘이 상당히 깊은 까닭에 발이 완전히 빠지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한 명은 허리까지 빠질 뻔하기도 했다.
첫 번째 청게를 발견할 때가 인상적이었다. 돌 밑에 숨어 있던 청게가 재빠르게 움직이며 피하려 했지만 결국 잡혔다. 다른 것들은 타이어 근처나 풀숲에서 발견됐다. 잡힌 청게 중 일부는 다리가 잘려 있었다. 금어기에 자망에 걸려 다리를 자르고 방생한 흔적이다. 청게는 재생 능력이 있어서 다리가 다시 난다.
청게 집게발은 상당히 강력했다. 용접용 장갑을 끼고도 아픈 정도의 악력을 자랑했다. 위험을 느끼면 스스로 집게발을 떼어내고 도망가는 습성도 보였다. 청게는 도망 속도가 느려 발견하면 잡기 쉽다. 숨으려 가만히 있거나 뻘 속으로 파고든다.
세 시간 사투 끝에 총 7마리를 잡았다. 해루질로 3마리, 스킨다이빙으로 4마리였다. 전부 수컷이었다.
요리 과정에서 청게 특징이 더욱 드러났다. 찜과 탕으로 조리했다. 찜은 된장 한 숟갈 넣어 20분간 찌고 10분간 뜸을 들였다. 탕은 감자, 양파, 고춧가루, 다시마, 다시팩을 넣어 끓였다.
맛은 꽃게와 달랐다. 특유의 향이 있었다. 살이 달았다. 수율은 50~60% 정도다. 집게가 메인. 몸쪽 살은 별로 없지만 내장과 같이 먹으면 좋다고 했다. 탕은 구수했다. 다들 집게발 부위 살이 가장 맛있다고 평가했다. 꽃게보다 살이 적지만 독특한 풍미가 있다고 했다. 아직 제철이 아니라 살이 많이 차지 않은 상태였다. 9월에 가까워질수록 살이 차서 더 맛있다고 했다.
톱날꽃게는 질산과 암모니아에 내성이 높아서 비교적 더러운 물에서도 버틴다. 12~35도 온도에서도 버티는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성장속도도 빨라 2년이면 성체가 된다. 또한 한번에 수백만 마리씩 낳아 세계 각지에서 양식된다. 서로를 잡아먹는 카니발리즘이 많은 편이어서 보통 한 마리씩 케이지에 넣고 양식한다.
부산은 톱날꽃게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청게로 이름을 바꾸고 금어기를 설정하는 한편 양식법도 개발했다. 또 매년 10만마리씩 방류해 키우고 있다. 수요에 비해 자연 어획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남쪽으로 분포가 확대됐다. 여수나 광양 쪽에서도 나온다. 섬진강 기수 지역에도 있다. 영어 이름이 머드 크랩인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진흙과 뻘이 있는 곳을 선호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칠리 크랩 등의 고급 요리로 사용되는 식재료다. 국내에서도 그 가치가 점점 인정받고 있어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수산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초는 갯벌에서 톱날꽃게를 잡는 건 상당한 위험을 동반한다면서 비슷한 시도를 한다면 반드시 2인 1조로 팀을 꾸리라고 했다. 물가 근처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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